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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회장, '비철강 부문 확대' 의미는?

  • 2014.04.23(수) 17:17

철강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철강 부문 투자 확대
효율성·수익성이 최우선..'권오준式' 구조조정 시작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비철강 사업 부문 확대를 언급했다.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다. 포스코는 그동안 비철강 부문의 확대에 따른 부작용으로 수익성이 크게 훼손돼왔다. 권 회장도 취임 일성으로 철강 본연의 사업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철강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무너진 포스코의 위상을 되찾는 것이 권 회장의 임무다. 그런 그가 포스코 수익성 악화의 주범이었던 비철강 부문을 오히려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무슨 의미일까.
 
◇ '비(非)철강'에 발목 잡힌 포스코
 
당초 권 회장은 철강 부문 강화를 강조했다. 이 때문에 조직도 철강 위주의 조직으로 재편했다. 이는 지난 5년간 있었던 포스코의 무분별한 사업 확대와의 이별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이제서야 제자리를 찾아간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포스코는 지난 2009년 정준양 전 회장의 취임과 동시에 브라운필드에 대한 투자를 선언했다. 포스코는 각종 M&A(인수·합병) 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했다. 철강 부문이 아닌 비철강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 포스코는 지난 5년간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권오준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철강 본연의 업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포스코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꼽혔던 비철강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그 덕에 포스코의 계열사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다. 포스코가 인수한 비철강 부문 계열사들의 수익은 악화됐다. 본연의 업인 철강 부문도 부진했다. 엎친데 덮친 격이었다.
 
결국 정 전 회장이 추진했던 브란운 필드에 대한 투자 확대는 포스코를 수익성 악화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지난 2008년 17.2%에 달하던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4.8%까지 떨어졌다.
 
권 회장은 급격히 떨어진 포스코의 기초 체력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권 회장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오로지 하나뿐이었다. '철(鐵)로의 회귀'가 유일한 대안이었다.
 
◇ 권오준의 '비철강 부문'이 갖는 의미
 
권오준 회장은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비철강 부문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대상도 지목했다. 니켈과 리튬이다. 스테인리스의 원료가 된다. 스테인리스의 가격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스테인리스는 높은 가격에 비해 최근 수요가 줄어 포스코가 고전하던 분야다. 만약 원료 부분부터 원가절감이 가능하다면 포스코의 생산력과 기술력을 감안할때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권 회장은 “스테인리스 스틸의 생산비용 중 50%가 니켈에서 비롯된다”며 “포스코가 이 비용을 20%로 줄일 수 있다면 세계 시장을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이 언급했던 '비철강 부문 확대'에 대한 의미가 여기에 있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비철강 부문 사업 확대'를 언급했다. 권 회장에게 '비철강 부문'은 철강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보탬이 되는 비철강 사업 부문을 말한다. 철강을 위한 비철강 부문의 육성이 권 회장의 기본 생각이다.

권 회장이 언급한 비철강 부문 확대는 단순히 철강 이외의 부문이 아니다. 철강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투자 확대다. 권 회장의 이런 생각은 최근 포스코의 행보에서도 나타난다.
 
포스코의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건이 대표적이다. 포스코 내부적으로는 이건에 대해 부정적이다. 표면적으로는 재무적인 부담 가중이 이유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포스코가 세운 대전제인 수익성과 철강 경쟁력 강화에 별반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울러 포스코는 최근 비핵심 자산에 대한 정리에 돌입했다. 포스코는 현재 지난 2007년 세아제강, US스틸과 세운 합작사인 USP 지분 매각에 나선 상태다. 이밖에도 철강 사업 경쟁력 강화에 불필요한 사업들에 대한 정리를 준비하고 있다.
 
◇ '권오준式' 구조조정 시작됐다 
 
권 회장은 글로벌 경기가 곧 회복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 부정적이다. 또 경기 회복 지연으로 포스코의 사정도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업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이다. 따라서 포스코의 수익성은 글로벌 경기 회복 여부에 연동돼 있다.
 
그는 “세계 철강 경기는 현재 만성적인 수익 감소 국면"이라면서 "세계 경기가 올 하반기부터 나아진다는 기대가 있지만 아직 그런 징후가 관찰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 포스코는 현재 '권오준式' 구조조정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효율성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비주력, 비핵심 자산에 대한 정리는 물론 조직도 철강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개편될 예정이다.

이어 "최근 5년 간 대규모 신규설비에 약 250억 달러를 투자했다"며 "이것이 수익으로 이어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가 현재 처한 상황에 비춰볼 때 현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강조한 대목이다.
 
그는 “향후 3년은 포스코에게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3년은 그가 회장으로 재직하며 수익성 회복을 위한 기틀을 다져야하는 시기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이 기간동안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권 회장이 포스코가 수익성을 회복할 때까지 자신의 연봉 30%를 반납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포스코는 현재 46개 계열사를 7개 사업군으로 재편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구조조정을 통한 효율성 극대화를 꾀하는 '권오준식 개혁'의 신호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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