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을 비롯한 임원 전원이 급여 일부를 반납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권 회장은 지난 18일 열린 사내 임원회의에서“회사가 처한 상황 등을 고려해 소기의 성과와 수익성을 구현할 때까지 기본급 30%를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 비전을 'POSCO The Great'로 정했는데 위대한 포스코는 사람들로부터 존경 받고 사랑 받는 포스코를 말한다"며 "'양보다는 질’ ‘매출액보다는 이익’을 많이 내 더 많은 회사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 전 임원들이 급여의 일부를 자진 반납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최근 수년간 지속된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징적인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
이에 따라 권 회장을 비롯한 모든 임원들은 자율적으로 급여 반납 운동에 동참키로 했다. 규모는 개인별로 10~25% 선이다. 포스코가 이처럼 '초강수'를 둔 것은 악화된 수익성 때문이다. 포스코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업황 부진과 정준양 전 회장 시절의 무리한 확장 정책 탓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연결기준으로 5조7383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작년 2조9961억원까지 떨어졌다. 3년 연속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작년 영업이익은 최근 5년간 실적 중 가장 좋지 않았다. 그만큼 재무 사정이 악화돼 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 2010년 15.5%(연결기준)를 정점으로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작년에는 7.3%까지 떨어졌다. 불과 3년새에 영업이익률이 반토막난 셈이다.
비(非) 철강부문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도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정준양 전 회장 시절 포스코는 각종 M&A(인수·합병)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계열사 수는 늘었지만 인수한 회사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포스코의 재무건전성은 크게 악화됐다.
권오준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수익성 회복을 지목했다. 최근 포스코의 대내외적인 위상이 떨어진 가장 큰 원인으로 무너진 재무구조를 꼽았다. 이에 따라 기술과 마케팅의 융합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임원 급여 반납은 권 회장이 무너진 포스코의 재무구조를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권 회장의 조직 내 입지 강화는 물론, 포스코 위상 회복을 위해서도 재무구조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