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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산전의 ‘야심작’ 파워세미텍 결국…

  • 2014.06.09(월) 11:38

4년여 만에 깨진 보유 지분 ‘54%대 46%’
어그러진 2013년 경영목표 매출 1000억

LS산전의 ‘야심작’ 지능형 전력 반도체 모듈 업체 LS파워세미텍의 성과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당초 장밋빛 전망도 빛이 바래고 있다. 이는 기존에 구상했던 경영 전략에 메스를 대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를 위해 LS산전은 LS파워세미텍의 경영권을 외국계 합작사에게 넘겼다.

◇경영권 獨 인피니언으로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S산전은 지난 3일 자회사 LS파워세미텍 지분 20%(161만주)를 2대주주인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Infineon Technology AG)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LS파워세미텍 최대주주인 LS산전의 지분은 33.6%로 감소하고, 인피니언은 64.4%로 늘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LS파워세미텍은 LS산전이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세계 1위의 독일 전력용 반도체 모듈 업체 인피니언과 합작으로 2009년 11월 설립한 회사다.  초기 자본금은 400억원 가량으로 각각 210억원, 190억원을 출자, 지금까지 54%, 46%의 지분을 유지해왔다.

LS산전이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함에 따라 LS파워세미텍의 경영권도 인피니언으로 넘어간다. 현재 LS파워세미텍의 이사진은 5명으로 윤흥구 대표를 비롯해 LS산전 3명, 인피니언 2명으로 짜여져 있고, 감사는 1명씩 동수로 구성돼 있다. LS산전 관계자는 “앞으로는 인피니언이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다면 잔여지분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매출, 목표의 절반

LS파워세미텍이 생산하는 제품은 지능형 전력 반도체 모듈로서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서 모터를 효과적으로 조절해 전력 사용량을 30~40% 줄이는 역할을 하는 가전기기의 핵심 부품이다. LS산전은 LS파워세미텍 창립 당시 경영 목표를 2013년 매출 1000억원 이상으로 잡았다.

LS파워세미텍 설립 당시만 해도 이 부품은 국내 가전업체들이 전량 일본 등 해외 업체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특히 구자균 당시 LS산전 사장(현 부회장)이 합작 계약 체결 때  “지능형 전력용 반도체 모듈 시장에 국내 최초로 진입해 국가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한 것처럼 수입 대체 효과 측면에서도 기대를 모았던 사업이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LS파워세미텍의 경영 실적은 당초 목표와는 많이 어그러진 상태다. 2010년부터 양산에 들어간 LS파워세미텍은 지난해 4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3년 목표치 1000억원의 절반도 안될 만큼 더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순이익은 2012년까지 적자를 기록한 뒤 지난해가 돼서야 29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120억원에 순이익은 1억원이 채 안된다. 이로인해 여전히 결손금 280억원(2013년 말)이 쌓여있다.

◇‘산업용’으로 전략 수정

LS산전의 이번 지분 매각은 기존 경영전략의 일대 수정을 의미한다. 가정용에 주력해왔지만 기대에 못미치자 시기를 앞당겨 앞으로는 LS산전이 주력으로 하는 산업용에 더 비중을 두겠다는 것이다. LS산전 관계자는 “인피니언이 산업용에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만큼 경영 효율화를 위해 지분과 경영권을 넘기게 됐다”며 “LS산전 입장에서는 LS파워세미텍의 최대주주에서 고객이 된다는 점에서 사업적 이점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LS파워세미텍 경영권 양도는 지난 2009년 3월 전력선 통신 업체 플레넷을 시작으로 LS파워세미텍, 중국 호개전기, 트리노테크놀로지 등 중소업체를 잇따라 인수하거나 설립하며 몸집을 불려왔던 LS산전이 최근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것과 맥이 닿아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LS산전은 2012년 06월 플레넷에서 전력선 통신기술 사업부문만 사들인(10억원) 뒤 인수 당시 39억원을 주고 산 지분 63.1%(633만주)를 주당 1원만 받고 매각했다. 당시 플레넷은 적자 누적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또 올해 2월에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사업을 진우산전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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