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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of 블로그]㊥안티고객도 고객이다

  • 2014.09.26(금) 10:59

파워 블로거 대상 '바이럴 마케팅' 집중
車·전자·식음료 B2C산업 '입소문 효과' 주목

최근 기업들은 '파워 블로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파워 블로거'들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같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사용해보고 그 평가를 내린다는 생각에 '파워 블로거'의 평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높다.
 
'파워 블로거'의 평가는 블로그를 통해 연결돼 있는 수많은 '이웃'들에게 전달된다. 이것이 '파워 블로거'의 힘이자 기업들이 '파워 블로거'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기업들은 이것을 '바이럴(Viral)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 '이웃'에 주목하다
 
기아차는 최근 6개의 쏘렌토 동호회 대표들을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로 초청했다. 최근 출시한 신형 쏘렌토의 엔진룸에서 누수현상이 발생한다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한 동호회에서 신형 쏘렌토 세차시 엔진룸으로 물이 유입되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차를 출시한 기아차 입장에선 난감했다. 기아차는 동호회 대표들 앞에서 직접 실험을 실시,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로 했다.
 
이날 테스트는 신형 쏘렌토 엔진룸에 직접 고압수를 분사하거나 후드를 닫은 채 물을 뿌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엔진룸에 물이 유입되더라도 차량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였다. 결론은 기아차의 주장대로였다. 이후 신형 쏘렌토 제작 결함 논란은 잠잠해졌다.

▲ 기아차는 최근 동호회 대표 및 파워 블로거 등을 남양연구소로 초청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신차 올 뉴 쏘렌토의 제작결함 의혹에 대해 직접 실험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에서다. 현대차도 지난 7월 신형 제네시스의 스몰오버랩 테스트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파워 블로거 등을 초청해 직접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런 의혹들은 사라졌다.

현대차도 지난 7월 자동차 블로거 동호회 일반인 등 40여명을 남양연구소로 초청했다. 신형 제네시스의 스몰오버랩 테스트(Small Overlap Test)를 직접 보여주기 위해서다.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신형 제네시스의 미국 IIHS 스몰오버랩 테스트 결과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스몰오버랩 테스트는 차량을 시속 64km의 속도로 몰아 운전석 쪽 앞부분 25%를 약 1.5m 높이의 딱딱한 벽에 부딪히게해 안전성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IIHS에서 실시한 것과 동일한 스몰오버랩 테스트를 실시했다. 테스트 차량도 의심을 없애기 위해 블로거가 직접 현대차 울산출고센터에서 임의로 차를 골라 오도록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행사에 참석했던 한 블로거는 "직접 보니 온라인 상에서 제기됐던 의혹들이 한 번에 풀렸다"고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안티 고객도 고객"이라며 "백번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파워 블로거나 동호회 사람들을 초청해 직접 보여주는 것이 의혹을 해소함과 동시에 고객들과의 스킨십도 강화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 블로거들과 '난상토론'
 
자동차 회사 뿐만 아니다. 기업들은 이미 블로거들의 힘을 알고 있다. 대부분의 B2C 기업들은 자체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한다. 일종의 파워 블로거들을 양산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자신들의 신제품을 적극 홍보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블루로거(Bluelogger)’라는 이름의 블로거단을 운영하고 있다. 블루로거는 삼성전자의 신제품 발표회 등에 참석해 제품 리뷰나 체험기 등을 올리는 파워 블로거다. 
 
블루로거들은 삼성전자의 신제품을 직접 체험해보고 그 후기를 블로그에 올린다. 블로그 이웃들은 이 블로그를 보고 신제품에 대한 간접 체험을 한다.  

▲ 삼성이 운영하는 블로그인 '블루로거'. 블루로거로 선발되면 삼성의 각종 신제품 행사 등에 초청돼 신제품을 직접 사용하고 리뷰 등을 작성할 수 있다. 이런 리뷰나 체험기 등은 많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은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CEO와 파워 블로거들이 직접 만나 제품에 대한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매년 1~2회씩 파워 블로거들을 초청해 LG전자 제품에 대한 평가를 듣는 자리다.
 
때로는 질책이 쏟아지며 난상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LG전자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것이 고객의 소리인 만큼 파워 블로거들의 의견을 경청한다. 최근에는 달라진 스마트폰 G시리즈에 대해 블로거들의 호평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IT업계에서는 파워 블로거들을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특히 휴대폰 출시행사 등에는 파워 블로거들이 대거 초청된다. 그들의 평가와 코멘트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구매의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 뿐만 아니라 다른 파워 블로거들의 활동도 눈여겨 보고 있다"며 "블로거들의 의견 중에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있어 이를 제품에 반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주부 블로거의 힘
 
식음료 업계의 경우 더욱 적극적이다. 신제품 체험은 물론 제품 개발 당시부터 파워 블로거들을 초청, 그들의 의견을 제품에 반영하기도 한다. 철저히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의도다.
 
식음료 업체들은 주로 블로거들을 중심으로 한 체험단을 운영한다. 먹거리 위주이다 보니 주부들의 참여도가 높다. 대상의 경우 '청정원 자연 주부단'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여기에 참여하는 인원은 14만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 대상 청정원의 주부 커뮤니티인 '청정원 자연 주부단' 홈페이지. '청정원 자연 주부단'은 연 참가 인원인 14만명이 넘을 만큼 인기 주부 커뮤니티다. 대상 청정원의 신제품을 미리 체험해보고 장단점 등을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공한다.

대상 관계자는 "주부들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를 통해 신제품에 대한 평가는 물론 사전 검증을 받기도 한다"며 "제품 체험 후기 등을 개인 카페나 블로그 등에 포스팅해 포털 사이트 검색 노출 빈도가 높아지면서 매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톡톡(Talk Talk) 주부연구원’, 롯데푸드는 ‘그린스푼’ 등의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쿠쿠전자, 유한킴벌리, 아모레퍼시픽, 풀무원, 오뚜기 등도 주부 블로거들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에게 이제 블로그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 됐다"며 "마케팅 회의 때 블로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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