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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of 블로그]㊦'파워 블로거지'는 가라

  • 2014.09.26(금) 15:57

'파워 블로거' 부당거래 사회 문제
기업·네티즌 자정 노력

'파워 블로거'는 이제 새로운 권력을 가졌다. 기업들도 그들의 '파워'를 인정한다. '파워 블로거'가 갑이고 기업이 을이다. 권력을 쥔 일부 '파워 블로거'들은 그 '파워'를 남용하기 시작했다.
 
써보지도 않은 제품을 써본 척 블로그에 올렸다. 품질이 좋지 않은 제품을 대단한 제품인 양 포장해 블로그에 게재했다. 이를 보고 제품을 구입했던 소비자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신뢰'가 생명이던 블로그의 신뢰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 '오빠랑'을 꼭 넣어야 하는 현실
 
요즘 포털 사이트에서 맛집을 검색할 때 꼭 넣어야 하는 단어가 있다. '오빠랑'이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지역명+맛집'이라고 넣으면 십중팔구 광고성 블로그들이 검색 결과 상단을 차지한다. 외형은 블로그인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소위 '냄새'가 나는 블로그다.
 
이런 블로그를 걸러내기 위해 '오빠랑'을 검색창에 적어 넣는 것이 요즘 트렌드다. '지역명+오빠랑'을 검색창에 넣으면 광고 없는 '순수한' 맛집 정보가 검색된다는 웃지못할 법칙이 통용되고 있다.
 
▲ 이제 인터넷에서 맛집을 검색할때 반드시 '오빠랑'을 검색창에 함께 넣어야 하는 것이 검색 트렌드가 됐다. '지역별+맛집'만 넣을 경우 각종 광고성 블로그들이 검색결과 상단에 대거 포진하기 때문이다. '오빠랑'은 이런 현상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필터링인 셈이다. 이는 결국 블로그가 본연의 성격을 망각하고 상업화돼가고 있음을 의미하는 일이기도 하다.

여자들이 남자친구와 갔던 좋은 곳을 블로그에 포스팅할 때 가장 자주 쓰는 단어가 '오빠랑'이란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은 블로거와 블로그의 힘이 강해지면서 업체들이 파워 블로거들과 은밀한 거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업체들 입장에서는 파워 블로거들을 이용하면 매출을 올릴 수 있어서다. 업체들은 블로그를 통해 발생한 수입의 일부를 파워 블로거에게 건네준다.
 
순수하게 자신의 생각과 관심사를 표현하는 장이었던 블로그가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대표적인 예다. 블로그의 폐해가 늘어나자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섰다.
 
공정위는 표시·광고 지침을 개정, 파워 블로거가 블로그 포스팅시 추천이나 보증 등의 대가로 현금이나 물품을 제공받은 경우 '경제적 대가'나 그에 상응하는 문구를 표시하지 않을 경우 형사고발키로 했다.
 
◇ 또 다른 권력이 된 '파워 블로거'
 
"음식 공짜로 달라고 하는 것은 그나마 양반이죠." 서울 이태원에서 음식점은 경영하는 최경수(가명)씨는 '파워 블로거'의 횡포에 질렸다고 말한다.
 
'파워 블로거'들은 음식점을 방문해 이것저것 음식을 시킨다. 그리고는 일단 사진을 찍어댄다. 이후 실컷 맛 본 후 계산서를 가져다 주면 "내가 파워 블로거인데, 음식 맛있다고 블로그에 포스팅해줄테니 음식값은 받지 말라"고 한다.
 
최 씨는 "만일 거부하면 블로그에 식당 분위기며 맛이며 서비스가 형편없다고 올린다"며 "예전에 한번 큰 곤욕을 치른 일이 있어 그 이후에는 그냥 '잘 봐달라'고 하고 음식값을 받지 않는다. 그냥 마케팅 비용이라고 생각하고 참는다"고 말했다.

▲ 일부 파워 블로거들의 부적절한 행태가 사회 문제화 되고 있다. 음식점을 방문해 공짜음식과 서비스를 강요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일부에서는 포스팅 대가로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기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자신의 블로그에 제품을 홍보하거나 블로그를 통해 제품이 판매된 수량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받는 사례도 허다하다. 일부 유명 파워 블로거들은 일정한 직업 없이 블로그를 통해 얻는 수입과 협찬만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자신의 블로그를 팔로우 하는 '이웃'들을 무기 삼아 부적절한 거래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런 부당 거래는 일부 파워 블로그의 부도덕함에서 기인하는 것이지만 일부 기업에서 이들의 '파워'를 사려고 나선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 '파워 블로거지'를 거부한다
 
네티즌들은 이런 '파워 블로거'들에 대해 '파워 블로거지'로 부른다. '파워 블로거'와 '거지'를 합친 말이다. '파워 블로거'라는 위치를 이용해 기업과 음식점 등에서 불합리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말이다.
 
최근 인터넷에서는 '전주 파워 블로거지'이야기가 큰 화제가 됐다. 전주의 무한리필 고깃집을 방문한 한 파워블로거가 자신은 고기 다섯 점에 물 두잔 먹었는데 식사값을 받았다며 전주 인심이 야박하다고 블로그에 적었다.

해당 음식점의 사진은 물론 상호명도 공개했다. 이 글은 '이웃'을 타고 일파만파 번졌다. 하지만 이글을 본 대다수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네티즌들은 무한리필 고깃집이니 한 점을 먹어도 돈을 내는 것이 맞다며 파워 블로거를 비난하는 여론이 봇물을 이뤘다.
 
▲ 파워 블로거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문제가 되자 네티즌 등을 중심으로 자정 노력을 벌이고 있다. 정부와 기업들도 파워 블로거들의 활동에 대해 투명성을 요구하는 등 일부 파워 블로거들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벌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네티즌들과 일부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정작업에 나섰다. '파워 블로거지'를 반대하는 카페가 개설됐다. 기업들도 자사의 협찬을 받는 것임을 명시토록 하거나 회사 공식 블로그임을 나타내는 로고를 표시토록 하는 등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IT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 블로거는 "파워 블로거의 파워는 이웃들이 만들어 주는 것"이라면서 "이것을 망각하고 마치 자신이 파워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웃들이 피해를 입는다. 몰지각한 블로거들로 인해 선량한 블로거들까지 도매금으로 취급받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파워 블로거단을 운영하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파워 블로거는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되는 대표적인 마케팅 수단"이라며 "최근 파워 블로거에 대한 네티즌들의 잣대가 엄격해지면서 기업들도 최대한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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