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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어야 산다]롯데, 잠실 타워동 '갈길 먼 200m'

  • 2014.10.20(월) 16:05

저층부 개장 '절반의 성공'..진정한 초고층은 지금부터
고층부 완공까지 안전문제, 교통혼잡 극복해야

"언제까지 외국 관광객에게 고궁만 보여줄 수는 없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건축물이 있어야 관심을 끌 수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롯데그룹의 오랜 숙원이자 당면 과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0년 전 "세계 최고의 건축물을 짓겠다"던 꿈이 그 시작이었다.

 

이 숙원사업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부친의 숙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뤄가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논란 끝에 저층부 롯데월드몰을 개장해 이 사업을 '절반의 성공'까지 이끌었다. 몰(상업시설)이 활성화되면 여기서 나온 매출로 롯데월드타워 고층부 공사를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숙원사업이 마무리 되기(타워동 123층, 555m)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마천루가 높아질수록 안전 이슈도 커진다. 저층부 개장과 함께 드러나고 있는 교통혼잡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 사고 재발하면…

 

롯데월드타워는 지난 14일 현재 코어(Core, 건물 중심축) 기준으로 85층, 356m까지 올라갔다. 목표까지 약 200m 남았다. 터파기부터 절반 넘는 높이까지 공사가 진행됐지만 진정한 초고층 공사는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시공을 맡은 롯데건설이 최근 다시 한 번 '안전기원제'를 지낸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기원제를 진행한 김종천 롯데건설 현장주재 이사는 "남은 2년의 공사기간은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기간"이라며 "건물이 더 높아질수록 바람과 높이에 대한 위험성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완벽한 양중과 시공방법을 수립해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게다가 공사장 아래 저층부는 하루 20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운집하는 쇼핑몰이다. 공사가 진행되는 타워동 바로 아래쪽은 일반인 통행이 제한되는 현장이지만 초고층 공사 자재가 공중에서 충돌하거나 바람에 날려 현장 바깥으로 튕겨나가는 사고에 대한 우려도 배제하지 못한다.

 

작년 10월 쇠파이프가 떨어져 행인이 부상 당한 사고 역시 현장 펜스 밖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롯데월드몰 개장 전 서울시가 커튼 월뿐 아니라 다양한 자재가 400m 이상의 높이에서 떨어질 때의 충돌 시뮬레이션 결과나 낙하물 비산방지대책 등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월드타워 외장재인 커튼 월(통유리형 외벽)의 무게는 600㎏에 달한다.

 

▲ 롯데월드타워 상공에서 바라본 제2롯데월드 현장(자료: 롯데그룹)

 

◇ '초안전' 심어야

 

이에 따라 롯데월드타워에는 일반적인 건설현장의 안전 개념을 뛰어넘는 '초안전'이 요구된다. 최근 더욱 커진 안전에 대한 여론을 감안하면 단 한 차례의 추가 사고도 용납될 수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국민정서는 최고 수준으로 예민해져 있다"며 "자칫 사고가 다시 발생한다면 조건부 임시개장 상태인 저층부 쇼핑몰도 공사가 끝날 때까지 운영이 중단될 수 있고, 초고층 공사 역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는 안전을 위해 다양한 방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ACS(자동상승발판거푸집) 수직보호망 ▲프로텍션스크린 시스템(Protection Screen System) ▲낙하물방지망 등을 설치했고, 주변을 보호하기 위해 ▲방호데크 ▲공사장 주변 안전펜스 ▲보행자 안전통로 등을 확보해 두고 있다.

 

그나마 롯데 입장에서 다행인 점은 '싱크홀' 논란과 함께 제기된 구조체 안전 우려가 다소 잦아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공사와 함께 석촌호수의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정밀조사 결과는 내년 5월에야 나올 예정이다.

 


 

◇ 교통혼잡 해법은?

 

안전 만큼이나 롯데가 신경써야 할 부분은 이 일대의 교통문제다. 롯데는 총 4600억원을 들이는 '10대 교통개선 대책'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올림픽도로 하부 미연결구간 지하화, 탄천 동측 도로 확장, 송파대로 지하 버스환승센터 설치 등 핵심 내용 3개는 2016년 말 고층부 완공시기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의 롯데월드만으로도 포화상태인 이 일대의 교통난을 완화할 대안을 찾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한교통학회의 교통영향평가에 따르면 롯데월드 저층부 개장 후 2~3개월간 저녁시간 대 잠실역 일대의 차량 통행속도는 평균 시속 10㎞ 이하로 분석됐다.

 

당장 우려됐던 개장 후 첫 주말(지난 18~19일) 교통 혼잡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시민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주차예약제'와 비싼 주차비에 대한 부담이 컸던 데다 대부분 혼잡을 우려해 대중교통을 이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향후 교통 혼잡이 심해지면 롯데월드타워를 특별관리시설물로 지정하고 이에 따라 '5부제' '2부제'등 주차부제를 적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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