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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사장, 다시 조선소 정문에 섰다

  • 2014.11.26(수) 16:27

노조 27일 부분파업 예고..회사 정상화 동참 호소
"더 이상의 임금인상 없다..이익날 때까지 급여 반납"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다시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 정문에 섰다. 여전히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임단협 타결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노조의 파업을 막고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 힘을 보태달라고 했다.


권 사장은 26일 오전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 정문에서 출근하는 임직원들에게 호소문을 나눠줬다. 취임 직후 보름여 동안 조선소 정문을 지키며 임직원들의 손을 잡은데 이어 두번째다.

권 사장은 호소문을 통해 최근 회사가 처한 상황을 가감없이 전달했다. 최근 입찰에 나섰지만 수주에 실패한 사례까지 거론하며 회사 정상화에 힘을 보태달라고 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 중이지만 뒷짐만 지고 있는 임직원들에 대한 서운함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회사가 매우 어려운 경영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회사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겠지'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공사할 때 필요한 인원수를 나타내는 수치로 공수(工數)라는 것이 있다"면서 "우리 회사는 경쟁사보다 공수가 많이 발생해 최근 입찰에서도 이길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경쟁사보다 거품이 많아 원가가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높은 원가는 수주확률을 낮추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권 사장은 "우리 회사 살림이 건전한가에 대한 금융기관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 회사는 자금조달의 일환으로 발행한 채권의 만기도래에 대비하고 회사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조선 3사가 보유한 주식 등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삼호중공업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KCC의 주식을 매각해 4151억원을 확보했다. KCC도 현대중공업 지분 인수를 결의하는 등 최근 현대중공업을 둘러싼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그는 노조의 파업 시도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당초 노조는 지난 7일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했지만 여론 등에 밀려 중단한 상태다.

그는 "회사가 제시한 임금인상안을 보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전체적으로 12.6%의 임금이 올라가게 되고 100%+300만원의 격려금도 지급된다"며 "그런데 노조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분명히 말하지만 회사는 더 이상의 임금인상은 제시할 수 없다"면서 "회사가 경쟁력을 회복하고 정상화되어 이익을 많이 내면 그만큼 보상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와 함께 권 사장은 회사가 이익이 날 때까지 자신의 급여 전액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본인부터 스스로 회사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그는 "잘못된 판단으로 파업에 들어가 삶의 터전이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달라"며 "지금까지 여러분께서 묵묵히 보내준 그 성원과 믿음을 다시 한번 발휘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노조는 오는 27일 4시간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이는 20년만의 파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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