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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의 비밀]③마른 수건도 짠다

  • 2014.12.17(수) 14:11

세계 8위 부자의 구두쇠 정신
‘카탈로그’ 배포가 핵심 마케팅

 

이케아가 싼 값을 내세워 세계 가구 시장을 평정한 배경에는 창업주 잉바르 캄프라드(88세)의 ‘짠돌이 정신’이 있다. 어릴 적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아끼는 습관이 몸에 밴 그는 세계적인 부호가 된 후에도 근검절약을 입버릇처럼 강조한다.


이는 이케아의 경영 전반에 적용되고 있다. 그는 제조·유통은 물론 영업과 마케팅에서도 가장 싼 값에 최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택한다.

 

◇ 성공비밀①절약

 

잉바르 캄프라드는 개인 생활은 물론 회사 경영에서도 물샐틈없이 돈을 아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11월 블룸버그가 발표한 ‘세계 200대 부자’중 8위에 올랐다. 그의 자산은 416억 달러(45조6800억 원)에 달한다. 세계적인 자산가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그의 별명은 ‘구두쇠 영감’이다.

 

그는 동전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출퇴근은 지하철을 이용한다. 운전해야 할 일이 생기면 20년 묵은 1993년식 볼보를 몬다. 사무실 의자는 30년 넘게 쓰고 있다. 차(茶)는 반드시 두 번 이상 우려먹는다.


비행기를 탈 때 그는 일등석 대신 이코노미석을 고집한다. 기차를 탈 때도 이등칸을 이용한다. 호텔에서 묵을 때면 비싼 호텔 서비스 대신 근처 편의점에서 필요한 물품을 직접 사온다.

 

그의 이런 구두쇠 정신은 경영 전반에도 적용된다. 이케아 직원들도 출장시 비행기는 이코노미석, 숙박은 저가 호텔을 이용한다. 종이는 이면지를 쓴다.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도 절약이 가장 우선순위다. 소비자가 가구를 직접 조립해야 하는 'DIY 방식'으로 원가를 낮추고 '플랫팩'으로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식이다. 유통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면 나사못 하나에도 신경을 쓴다. 이케아는 나사못에 홈을 파서 줄인 무게(0.1g)로 연간 1억5000만원을 아끼고 있다.

 

지난 1982년에는 스웨덴의 높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기업의 지배구조를 뜯어 고쳤다. 당시 스웨덴의 법인세율은 65%에 달했다. 그는 이케아의 지주회사 격인 5개의 재단을 만들어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리히텐슈타인 등에 분산했다. 이들 재단이 내는 세금은 고작 3.5% 수준이다.


이런 행태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세금을 적게 내려 ‘꼼수’를 쓴다는 것이다. 호주에서는 지난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0억1000만 달러(9100억원)를 벌었지만 세금은 고작 3100만 달러(280억 원)만 냈다. 법인세율이 30%인 호주에서 3%의 세금만 낸 것이다.

 

◇ 성공비밀②영업

 

▲1959년 스웨덴 알름홀트 매장의 쇼룸

영업 방식도 유별나다. 소문난 구두쇠답게 그는 영업에서도 인건비를 아끼는데 주력한다.

 

영업 사원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매장에서 고객이 가구를 직접 고르도록 하는 '셀프 서비스'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매장은 땅값이 싼 교외에 대규모 창고 형태로 지었다.

 

제품은 납작하게 포장된 플랫팩 형태여서 고객이 직접 운반할 수 있다. 고객이 직접 가구를 배송하고 설치하는 DIY 방식도 인건비를 줄이는 데 일조했다.


카탈로그는 이케아가 가장 공을 들이는 마케팅 수단이다. 이케아는 카탈로그 제작, 배포에만 연간 마케팅 비용의 70%를 쓴다. 지난 1951년에 첫 카탈로그를 펴낸 이케아는 올해 2억1700만부를 발행했다.

 

이케아는 총 2만여개 제품 중 심플하고 기능성을 갖춘 핵심 상품 3000개를 선택해 카탈로그에 싣는다. 카탈로그는 1년에 한 번, '무료'로 배포된다. 카탈로그에는 상품 종류 및 가격, 매장 위치와 이용시간, 쇼핑 방법 등이 자세하게 수록돼 있다.

 

▲이케아에서 발행한 카탈로그 (좌)1959년 판, (우)2009년 판


이는 이케아 브랜드를 알리고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카탈로그만 한 것이 없다는 창업주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잉바르 캄프라드는 고객들이 첫해에는 카탈로그를 거들떠보지 않다가 두 번 째 해에는 한두 장 넘길 것이며 세 번 째 해에는 점포에 들르고 네 번 째 해에는 작은 소품이라도 사 갈 거라고 예상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고객 없다’는 전략이다.

 

◈선과 악의 두 얼굴

 

잉바르 캄프라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그동안 이케아의 지주회사격인 잉카 재단(INGKA Foundation)을 통해 기부한 금액은 360억 달러(39조3300억 원)에 달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세계 최대 자선 단체로 알려진 '빌과 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 and Melinda Gates Foundation)'의 기부액 330억 달러(36조600억 원)를 넘어 선다.


이케아가 기부금을 주로 내는 곳은 국제구호단체인 유니세프(UNICEF)와 아동 구호 비정부기구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등이다.


반면 그는 지난 1960~1980년대 동독 정치범들에게 강제 노동을 시키거나 제3세계 아동들에게 노동을 시키며 임금을 착취해 비난을 받았다.

또 '나치' 경력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1994년 스웨덴의 일간지 '익스프레센'(Expressen)은 잉바르 캄프라드가 10대 때 나치 운동에 가담했었다고 폭로했다. 그가 지난 1950년대 스웨덴 파시스트 리더인 페르 엥달과 친밀하게 지내며 교류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깊이 후회하고 있으며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였다”고 말했다. '나쁜 친구'를 사귀어서 잠시 나치에 가담하긴 했지만 진심으로 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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