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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①기계산업 메카 만든다

  • 2015.05.18(월) 09:04

비즈니스워치 창간 2주년 특별기획 <좋은기업> [함께가자!]
기계와 ICT 접목..기계 관련 창업 고민 해결
"창원을 메카트로닉스 허브로 육성"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주력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주요 대기업들이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은 지역별로 나서 창업은 물론 기존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가진 노하우 등을 접목, 혁신을 통해 성장기반을 만들자는 생각에서다. 새로운 길을 가고 있는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아 현황과 계획 등을 들어본다. [편집자]

경상남도 창원은 국내 기계산업의 중심지다. 두산그룹이 오래 전부터 이곳에 터를 닦은 결과다. 두산은 창원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구축하고 중공업과 인프라코어 등 핵심 생산시설을 집중 배치했다.

하지만 기계 산업의 중심지인 창원에서도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어렵다. 좋은 아이디어와 제품이 있어도 판로를 찾기 힘들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고민이다. 정부와 두산그룹은 창원을 중심으로 이런 고민 해결에 나섰다. 그 첫 결과물이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다.

◇ 기계 관련 창업 고민 한방에 해결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달 9일 문을 열었다. 경남 창원 과학기술진흥원 2층에 1563㎡의 규모로 조성됐다.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중소기업의 창업과 지원이 핵심사업이다. 창원지역 특성상 기계산업을 영위하는 수많은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한다.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사업 방향은 크게 세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전통적인 기계 산업과 ICT의 접목을 통한 '메카트로닉스 허브'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센터는 스마트 기계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스마트 기계는 지능형 로봇처럼 센서 등이 장착돼 원격 모니터링, 공정 자동화 등이 가능하다.

센터 내에 스마트 기계 부품을 만들고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인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를 구축해 둔 것도 이를 위해서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이곳을 방문해 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모든 도구를 비치해뒀다.

 

▲ 경상남도 창원에 위치한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기계산업을 중심으로 물(水)산업과 항(抗)노화 바이오 산업의 허브 역할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와 함께 ‘I-Gen 마켓플레이스’라는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협력 플랫폼도 구축했다. 지역기업간 서로 필요한 협력사를 다양한 풀 안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들이 보유한 기계와 소재 관련 각종 신기술을 제공받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대우조선해양이 LNG선 관련 신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I-Gen 마켓플레이스’는 현재 1차로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대우조선해양, 한국항공우주(KAI) 등 경남도 내 119개 기업(대기업 16개, 중견 16개 등)이 참가하고 있다. 앞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센터는 지역 내에 풍부한 중장년층 기술인력들의 현장 아이디어를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그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돕거나 중소·벤처기업 등에 아이디어 판매를 중개하는 ‘시니어 특화지원 센터’를 운영한다. 또 기술인력 DB를 구축, 유망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업에게 숙련기능과 노하우가 전달될 수 있도록 재취업과 기술자문역을 알선할 예정이다.

◇ 물(水) 산업부터 약초 산업까지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두산중공업의 물 관련 기술도 적극 활용한다. 두산중공업의 해수담수화 기술을 기반으로 대체수자원을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것이 센터의 생각이다.

대체수자원은 하천수·지하수와 같은 일반적 수자원 외에 개발되는 자원을 말한다. 이를 위해 센터의 대·중소기업 협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ICT 융합, 기자재 국산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범 프로젝트로 해수담수화 플랜트 기자재 국산화와 원격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기자재 국산화 프로젝트는 현재 65% 수준인 담수화플랜트 기자재 국산화율을 오는 2020년 94%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이다. 6000억원 가량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영국의 두산엔퓨어, 중동 R&D센터, 미국의 두산 Hydro Technology 등 두산의 글로벌 워터 거점을 활용해 기술력있는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기계 관련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은 물론 예비 창업자들의 애로 사항을 해결하는 데 센터 운영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경남 창원을 기계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사진=이명근 기자)


이와 함께 센터는 경상남도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항(抗) 노화 바이오 산업' 육성에도 힘을 보탠다. 경남지역은 약초가 많이 나는 지역이다. 따라서 이를 활용해 특화된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 경남과 센터의 공통된 생각이다. 지역 밀착형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는 셈이다.

실제로 경남 지역에는 한방약초(산청), 산양삼(함양), 녹차(하동), 버섯(합천), 마늘(창녕) 등이 유명하다. 하지만 그동안은 이들을 제품화하거나 마케팅에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센터는 두산 퇴직임원으로 이뤄진 경영자문단이 컨설팅을 진행하고, 두산 계열 광고대행사 오리콤이 광고콘텐츠 제작에 나서기로 했다. 또 유통전문가의 멘토링과 부산센터와 연계한 판로 개척도 지원할 계획이다.

 

"앉아만 있어도 아이디어가 펑펑"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아이디어의 보고다. 우선 센터 내 모든 사무실이 차고(車庫)형태다. 버튼을 누르면 유리문이 차고문처럼 셔터식으로 개폐된다. HP나 애플처럼 글로벌 창업의 꿈을 키우라는 의미에서 차고형 개폐문을 설치했다는 것이 센터 측의 설명이다.

센터 내부는 개방형 공간으로 꾸몄다.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고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교류 공간은 마치 카페를 연상케 한다. 삼삼오오 둘러앉아 커피를 마시며 자유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벽면도 이동이 가능해 필요시에는 넓은 강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교류공간. 누구나 자유롭게 모여 앉아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사진=이명근 기자)


교류공간 뒷편에는 열린 사무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센터 내에 입주하지 못한 예비 창업자들이 언제든 와서 연구하고 사업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이다. 테이블과 의자는 센터 내 입주 사무실 방향으로 배치했다. 센터 관계자는 "'열심히 준비해서 센터 내 사무실에 입주하라'는 자극 차원의 배치"라고 설명했다.

열린 사무공간 뒷편으로는 센터의 자랑인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가 있다. 이곳에서는 구체화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센터 내에서 기초단계의 모형을 직접 제작해볼 수 있다. 3D프린터는 물론 레이저 커팅기, 만능 시험기, 3차원 스캐너, 각종 공작 도구가 구비돼 있다.

▲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자랑하는 공간인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 예비 창업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제작하고 시연해 볼 수 있도록 각종 장비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사진=이명근 기자)


그 옆에는 회의실이 준비돼 있다. 회의실 내부에는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풀어보라는 듯 이동식 화이트보드가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회의실 옆 5개의 사무실은 센터의 공모를 거쳐 선정된 업체들의 공간이다. 6개월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원스톱 존에서는 창업자들이 필요로 하는 금융, 법률, 특허 등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최상기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은 "많은 중소기업들이 잘 알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손해 보는 일이 참 많다"며 "이곳을 더욱 많이 알려 기계 관련 중소기업들에게 희망을 주고 예비 창업자들이 손쉽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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