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Inside Story]김승연은 활짝 웃는데...최태원은?

  • 2015.07.13(월) 14:47

 

SK그룹과 한화그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룹 총수의 존재 여부가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재계의 해석입니다. 실제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활력이 넘칩니다. 재계에서 "요즘 한화그룹 분위기가 가장 좋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김 회장은 지난해말 경영에 복귀한 직후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으로 달려가 이라크 정부와 신뢰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었습니다. 김 회장의 현장방문 결과는 지난 4월 2조원이 넘는 추가 수주로 돌아왔습니다.

 

삼성그룹과 방산·화학 분야 빅딜 역시 김 회장이 없었다면 이뤄지기 어려웠을 겁니다. 거래규모가 2조원이 넘는 인수합병의 경우 마지막 결정은 그룹 총수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방산·화학 분야 인수합병의 득실을 따지기는 아직 이릅니다. 하지만 한화는 삼성과의 거래를 통해 방산부문 경쟁력을 높이고, 석유화학 부문 1위 자리에 올라섰습니다. 총수의 결정으로 '선택과 집중'이 가능해진 겁니다.

 

지난 10일 발표된 시내면세점 선정 결과는 더 극적입니다. 대기업 2곳만을 선정하는 시내면세점 경쟁에서 한화는 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와 함께 승자로 낙점받았습니다. 당초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 강자들과 SK네트웍스 등 쟁쟁한 후보들이 참여하며 한화의 선정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습니다.

 

한화는 63빌딩을 후보지로 삼고,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제시해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63빌딩을 후보지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김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것이 한화그룹 측의 설명입니다. 기존 사업지를 배제하고 새로운 입지를 선정, 과감한 베팅에 나선 것이 적중한 셈입니다.

 

이런 한화그룹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이 SK그룹입니다. SK그룹은 시내면세점 경쟁에서 SK네트웍스를 앞세워 참여했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습니다. 결과적으로 총수의 지휘아래 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결집한 한화에 밀린 셈입니다.

 

SK그룹은 시내면세점 외에 최근 인수합병 시장에서 번번히 물을 먹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 초 있었던 KT렌탈 인수전입니다. 여기에도 SK네트웍스가 참여했지만, 가격경쟁이 벌어지면서 신동빈 회장 주도로 과감한 베팅에 나선 롯데에 완패 당했습니다.

 

일부에서는 그룹 총수가 없어도 경영이 잘 이뤄진다고 얘기합니다. 일면 맞는 말입니다. 그동안 쌓아온 시스템과 최고경영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선 사례들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총수의 부재는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오너가 아닌 전문 경영인들은 먼 미래를 보고 대규모 투자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경영에 참여했다고 해도 중요한 판단을 내려본 경험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SK그룹 내부에서 최태원 회장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최 회장은 징역 4년을 선고받고 2년6개월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가석방 요건을 갖추긴 했지만 아직 형기는 1년6개월 정도 남아있습니다. SK그룹은 최 회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최근 전경련은 공동선언서에서 "기업인들에게 다시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13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 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관련 수석은 사면에 대해 필요한 범위와 대상을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습니다.

 

아직 특별사면이 단행될 것인지, 그 대상이나 범위가 어느 선에서 결정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정부의 이번 결정에 따라 재계, 특히 SK그룹은 다시 한번 희비가 교차될 것으로 보입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