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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9월 대반격' 나선다

  • 2015.08.21(금) 15:25

현대차 '아반떼'·기아차 '스포티지' 출시
내수 판매 회복 기대..전망은 불투명

판매 부진으로 궁지에 몰린 현대·기아차가 9월 대반격에 나선다. 볼륨 모델(주력 차종)을 앞세워 잃어버린 시장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가 이번에 출시하는 신차는 '아반떼'와 '스포티지'로, 두 모델 모두 지금껏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했던 효자 모델들이다. 현대·기아차의 기대가 큰 이유다.


◇ '신형 아반떼·스포티지' 출격

 

현대차가 9월에 선보이는 '신형 아반떼'는 지난 2010년 이후 5년만에 내놓는 풀체인지 6세대 모델이다. 아반떼는 국내 준중형차의 대명사다. 중형차의 대표주자가 쏘나타라면 준중형에서는 아반떼가 그 역할을 해왔다.

 

아반떼는 지난 90년 첫 선을 보인 이래 지금까지 5세대를 거치며 전세계에서 총 1065만대가 판매된 현대차의 대표 모델이다. 그런만큼 아반떼의 후속 모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최근 공개된 외관 렌더링 이미지에 대해 일부 자동차 동호회 사이트 등에서는 '미니 제네시스'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고객인 20~30대의 생활 패턴과 니즈 등에 대한 사전 조사를 통해 디자인 콘셉트를 잡았다는 후문이다. 제작 단계부터 타깃층을 분명히 했다는 것은 현대차가 그만큼 '신형 아반떼'의 성공을 자신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신형 아반떼'의 변화는 디자인 뿐만이 아니다. 현대차는 최첨단 사양을 대거 탑재하는 것은 물론 기존 준중형 모델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1.6리터 GDI 엔진의 업그레이드 버전부터 디젤 엔진, 1.6리터 터보 및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전기차 등이다.

 

 

기아차도 오는 9월 '신형 스포티지' 출시를 준비 중이다. 최근 공개된 외관 렌더링 이미지는 기아차가 중국 전략 모델로 선보인 KX3와 비슷하다. 스포티지는 지난 93년 첫 출시돼 올해 상반기까지 22년간 총 350만대 이상 판매됐다. '신형 스포티지'는 스포티지R 이후 5년만에 선보이는 4세대 풀체인지 모델이다.

기아차는 '신형 스포티지'에 볼륨감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소형 SUV이지만 강인하면서도 안정감을 강화했다는 것이 기아차의 설명이다. '신형 스포티지'는 최근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델인 소형 SUV다. 따라서 현대차의 '올 뉴 투싼',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 'QM3'는 물론 수입차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 심각한 판매 현황

현대차와 기아차가 오는 9월 나란히 신차를 내놓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내수 시장에서 지속되고 있는 판매 부진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신차가 출시되고 신차 효과를 누리는 기간을 약 3개월 정도로 본다. 현대·기아차가 '신형 아반떼'와 '신형 스포티지'의 출시 시점을 9월로 잡은 것은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는 신차 효과를 누리겠다는 생각인 셈이다.

올해는 현대·기아차가 작년 글로벌 판매 800만대를 돌파한 이후 맞이하는 첫 해다. 당초 현대·기아차는 작년 800만대 판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반을 확고히 다진 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친환경차 개발에 전력투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이런 계획은 시작부터 틀어졌다. 내수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지속됐고 믿었던 중국 시장 마저 무너진 탓이다.

 

▲ *1월~7월 판매량
 
현대차의 경우 지난 7월까지 내수 판매량은 전년대비 2.5% 감소한 39만6036대에 그쳤다. 해외 판매도 전년대비 3.8% 줄어든 237만8251대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내수 시장에서는 같은 기간 전년대비 11.4% 증가한 29만784대를 팔았지만 해외 판매는 전년대비 4.9% 감소한 147만2512대에 그쳤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 목표인 820만대 달성은 불가능하다.
 
내용도 좋지 않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의 승용모델 판매량은 전년대비 8.1%나 줄어들었다. 반면 RV모델은 전년대비 5% 증가했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승용모델 판매는 전년대비 10.9% 감소한 반면 RV 판매는 60.6% 늘었다.

결국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레저 붐에 힘입은 SUV 판매 증가 덕에 그나마 판매 실적을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레저 붐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현대·기아차가 안정적인 판매 구조를 갖기 위해서는 승용모델의 판매량이 올라와줘야 한다.

◇ 내수 방어 성공할까

현대·기아차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현대차가 '신형 아반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반떼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베스트 셀링카에 올랐을 정도로 인기 모델이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가 무너진 판매 실적은 물론 승용 모델 판매 증가의 촉매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는 더욱 적극적이다. 9월 '신형 스포티지' 출시로 기아차는 '올 뉴 카니발', '울 뉴 쏘렌토', '신형 스포티지'로 이어지는 RV라인업을 완전하게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RV 판매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와 함께 오는 11월에는 준중형 세단인 'K3' 신형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RV와 승용모델 모두에서 판매 증가를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 업계에서는 '신형 아반떼'와 '신형 스포티지' 등이 작년 현대차가 야심차게 출시했던 LF쏘나타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당시에도 현대차는 LF쏘나타를 앞세워 내수 시장 회복을 자신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기대가 현실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작년에도 볼륨 모델이었던 LF쏘나타를 출시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험이 있다. LF쏘나타 출시 당시에도 현대차는 내수 시장 회복을 자신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만일 '신형 아반떼'가 LF쏘나타의 전철을 밟는다면 현대차의 내수 판매 회복은 어려워진다.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들의 질주도 여전하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25.1% 증가한 14만539대를 기록했다. 월평균 2만여 대씩 판매되고 있다. 수입차 판매 증가 속도는 이미 탄력이 붙은 상태다. 현대·기아차가 수입차를 능가할만한 모델을 내놓지 못한다면 내수 시장 방어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신차들이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아반떼와 스포티지가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모델인 만큼 지켜봐야 겠지만 획기적인 반전을 가져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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