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지난 8월 중국 시장 판매량이 전월대비 14.2% 증가한 9만6154대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3월 이후 매월 감소하던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이 5개월만에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전년대비로는 26.6% 감소했다. 이는 전체적인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국 판매량 반등은 현대차가 주도했다. 현대차는 지난 8월 전월대비 29.5% 증가한 7만146대를 판매했다. 전년대비로도 7월(-32.4%)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16.5%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가 반등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달부터 시행한 SUV 및 중국전략 중형차 판매 경쟁력 강화, 딜러 지원 정책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달 투싼ix는 2만위안(370만원), 싼타페는 1만~3만위안(180만~550만원) 가격을 인하했다. 올해 초부터 시행된 경쟁사들의 가격인하 공세를 방어하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SUV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지난 8월 투싼ix는 전월대비 141% 증가한 8174대가 판매됐다. 싼타페 판매량도 전월대비 121% 늘어났다. LF 쏘나타 등 중형차 판매도 증가했다. 중국 전략형 중형차인 밍투는 지난 8월 총 1만2942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월대비 29%, 전년대비 24%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기아차의 중국 판매는 전월대비 13% 감소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딜러들의 비수기 재고 조정을 통해 성수기 신차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 공장 출고 물량을 전략적으로 줄였기 때문”이라며 “9월 실적을 전월대비 플러스로 전환시키고 10월 K5 출시를 기점으로 모든 판매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이달 기아차 K4와 KX3의 터보모델 출시를 시작으로 신형 투싼(5일), 신형 K5(9월초 양산, 10월 출시) 등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이하는 만큼 수요 확대를 적극 활용할 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신형 투싼의 양산 및 출시를 한달 앞당겼다.
한편,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은 중국 경기 둔화로 7월 승용 판매가 처음으로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3.9%)를 기록했다. 지난 8월에도 계절적 비수기 및 소비 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산업수요가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전년대비 월간 성장률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중국 경제 부진에 따른 저가차 선호 확산으로 합자메이커 차량 대비 가격이 60%~70% 인 중국 로컬 메이커의 저가 SUV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합자사들이 강점을 가진 승용시장은 감소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세단 시장은 전년대비 7.4% 감소한 반면 SUV는 48.4%, MPV는 34.2% 증가했다.
▲ 단위:천대. |
최근에는 중국 로컬 메이커들까지 가격인하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강회기차는 약 1만~1만7000위안(180만~310만원), 장성기차는 약 5000위안(90만원), 베이징기차는 약 1만5000위안(280만원) 등 가격을 인하하며 판매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합자메이커들은 판매 부진 만회를 위해 가격 인하 및 무이자 할부, 전모델 보험 혜택 등 대대적 판촉을 지속 유지하고 있다. GM은 5월부터 11개 차종 가격을 1만~5만4000위안(180만~990만원) 인하했다. 투싼과 경쟁하는 상하이GM 캡티바의 경우 약 5만3000위안(970만원) 인하됐다.
이밖에도 이치 도요타 뉴 코롤라는 약 9000위안(170만원), 동풍닛산 티아나 약 1만4000위안(260만원), 광저우 도요타 하이랜더 약 2만3000위안(420만원) 등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가격 인하를 통해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딜러 지원을 위해 BMW, 아우디, 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와 이치VW, 이치도요타, 둥펑닛산 등 합자업체가 10억~20억위안(1800억~3700억원) 규모의 딜러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기아차는 매년 중국시장에 특화된 신차를 4~5개씩 투입해 중국 전략 차종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또 가격 경쟁력을 대폭 높인 소형 SUV와 소형 세단부터 고급 대형차까지 생산 판매 라인업을 재구축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