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과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보유중이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과 박세창 부사장은 지난 27일 금호산업 지분 9.93%와 금호타이어 지분 8.14%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실제 거래가 성사된 지분은 금호산업 5.45%와 금호타이어 3.74%로 총 매각대금은 약 760억원이다.
매각이 이뤄지지 않은 금호산업 지분 4.48%와 금호타이어 지분 4.4%는 전략적투자자들이 인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효성, 코오롱 등을 포함한 기업들과 이를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손해보험을 맡고 있는 동부화재 등 보험사들의 참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모든 거래가 마무리되면 매각대금은 15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효성과 코오롱의 이번 지분매입은 타이어코드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금호타이어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효성과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타이어코드를 생산하고 있으며 금호타이어에 납품하고 있다.
타이어코드를 중심으로 한 효성의 산업자재 사업은 전체 매출액의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코오롱의 타이어코드 매출액은 연간 3000억원 수준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금호그룹 계열사 지분 매입 계획은 맞지만 아직까지 어떤 회사의 지분을 얼마나 매입할지 등 구체적인 계획은 파악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효성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타이어코드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것은 맞다”며 “다만 아직까지 지분 매입 여부에 대해선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이 보유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서다. 박 회장은 채권단 지분 50%+1주를 총 7228억원에 매입하기로 한 상태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박 회장이 약 4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대고, 나머지 자금은 외부에서 수혈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분 매각 자금도 여기에 투입된다.
최종적으로는 박 회장이 SPC 최대주주 지위를 갖게 되고, SPC가 금호산업을 지배하게 된다. 금호산업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만큼 금호산업 인수가 마무리되면 그룹 경영권을 되찾는 구조다. 박 회장은 다음달 6일까지 자금조달계획을 채권단에 제시하고, 올해 안에 자금을 납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