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에 재계가 백기사로 나서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6일 재계와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했다. 박 회장은 자체자금과 주요기업 등 전략적 투자자, 재무적투자자들을 통해 총 7228억원의 금호산업 인수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재계가 박 회장의 백기사로 나섰다는 점이다.
박삼구 회장과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지난달말 보유중이던 금호산업 지분 9.93%, 금호타이어 지분 8.14%를 매각해 1500억원 가량을 조달한 상태다. 박 회장 부자는 블록딜을 통해 금호산업 지분 5.45%와 금호타이어 지분 3.74%를 매각했고, 나머지는 전략적 투자자들이 가져갔다.
이 자금은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 금호기업 설립에 투입된다. 박 회장은 일단 자본금 4000억원 수준으로 금호기업을 설립한 후 3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통해 금호산업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박 회장이 설립하는 금호기업에 전략적 투자자로도 참여할 예정이다.
현재 박 회장의 지분매각과 금호기업 설립과정에 CJ와 SK, LG, 롯데, 한화, 동부, 코오롱, 효성, 대상 등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CJ는 500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박 회장에 이은 주요주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계가 박 회장 지원에 나선 것은 그동안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이어져온 거래관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코오롱, 효성 등은 타이어 원료를 금호타이어에 공급하고 있고, SK에너지도 아시아나항공과 거래하고 있다. 동부화재나 한화손해보험도 항공관련 보험으로 연결된다.
박 회장 입장에서도 과거 대우건설 인수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무리한 풋백옵션을 보장하며 결국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계산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기업들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만큼 향후 금호기업 지분구조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적은 상황이다.
이처럼 재계가 백기사로 참여하면서 채권단의 자금조달계획 심사 등이 보다 빠르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박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가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될 수도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