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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안티팬은 조언자입니다"

  • 2015.12.15(화) 11:04

'마음드림' 행사에 안티팬 초청..비판 청취
곽진 부사장 "H-옴부즈맨 제도 하겠다"

"국감장에도 갔다왔는데 오늘이 더 떨린다".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이 진땀을 뺐다. 곽 부사장 앞에 소위 현대차의 '안티팬'들이 날선 질문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14일 경영진과 고객 간의 소통행사인 '마음드림'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이 참석했다. 현대차는 이번 행사에 현대차의 대표적인 안티팬들인 '보배드림' 회원들을 초청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은 현대차의 안티팬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현대차가 일부러 안티팬들을 초청한 것은 소통을 위해서다. 그동안 현대차는 소비자들의 비판적인 목소리에 대해 귀를 닫고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대차의 '불통(不通)'은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졌고 결국 판매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가 공세에 밀리고 소비자들도 현대차에 등을 돌리는 사태가 벌어지자 현대차는 고민에 빠졌다. 내부 검토 결과 근본적인 원인이 소통 부재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마음드림' 행사를 준비했다.

 

▲ 곽진 현대차 부사장이 고객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뒤늦은 감이 있었지만 현대차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경영진이 직접 나서 소비자들에게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궁금증을 해소하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점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 행사에 현대차를 '흉기차'로 부르는 대표적인 안티팬들을 직접 초청했다는 점은 현대차가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날 행사에서는 예상대로 안티팬들의 비판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한 참가자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차량 화재를 다뤘는데 피해 당사자는 답답하고 속 타는데 현대차는 조사 내용을 대외비라고 공개도 안하고 대응이 무책임하고 성의없었다"고 지적했다.

곽 부사장은 "사고를 당한 고객의 입장을 헤아리고 응대했어야 했는데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현대차에 우호적이지 않은 분들도 초빙할 것이고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응분의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내년부터 사고나 결함 신고 접수시 원인 규명을 할 때 공신력 있는 외부전문가나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현대차에 비우호적인 구성원까지 포함한 공동조사단을 구성,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H-옴부즈맨'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H-옴부즈맨' 제도는 우선 고객들이 신차개발, 판매·서비스 부문의 질적 발전을 위해 '미스터리 쇼핑'을 하고 시판 중인 양산차에 대한 운영 개선을 제안하면 이를 판매·서비스, 마케팅 등에 반영하는 프로그램이다.

현대차의 품질에 대한 비판이 니올 때마다 지적됐던 에어백 전개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에어백 작동 유무는 사고발생 상황에서 에어백 센서와 제어기에 감지되는 물리량 특성에 따라 좌우되며 이는 전세계 모든 자동차 메이커가 동일하다”면서 “안전법규 차이로 내수 및 북미 에어백의 차이가 있었지만 작년부터 출시된 차량에는 북미와 동일한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의 판매 확대에 대해서는 "고객의 다양성에 대한 니즈와 현대차에 대한 실망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내실과 기본기 강화를 통해 수입차와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상품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차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곽 부사장은 "내년 2월에는 EQ900 리무진을 출시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연비가 50% 향상된 제네시스 디젤 차량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1월 출시예정인 하이브리드 전용모델 '아이오닉'에 대해서는 "아이오닉은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에 변속기로 DCT까지 더해 세계 최고의 연비를 달성한 차"라면서 "라인업을 하이브리드에서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까지 세계 최초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부사장은 “우리는 쓴소리 하는 고객을 안티가 아니라 바른말씀을 해주는 소중한 조언자로 생각하고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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