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얼빈(哈爾濱)에서 부산항까지 화물운송 기간과 운송비를 줄일 수 있는 새 루트가 열렸다. 러시아의 까다로운 통관절차와 높은 관세를 피해 돌아오던 기존 물류 흐름이 '육상+해상' 경로로 대체될 전망이다.
지난 12일 부산신항에서는 ‘한-중-러 국제복합운송 신규 항로 개설’기념 첫 입항 컨테이너 제막식이 열렸다. 왕셴쿠이(王憲魁) 헤이룽장성 당서기, 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 미하일 본다렌코 주한러시아무역대표부 대표 등 한‧중‧러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했다.
▲ 12일 부산신항에서 열린 '한-중-러 국제복합운송' 첫 입항 컨테이너 제막식 모습. 왼쪽부터 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 왕셴쿠이 헤이룽장성 당서기, 미하일 본다렌코 주한러시아무역대표부 대표. |
우예종 사장은 축사에서 “오늘 개통되는 한-중-러 국제 복합물류운송 루트는 헤이룽장성 수출입 물류체계를 전기적으로 개선시킬 것”이라며 “또 부산항의 환적량 증가에도 기여할 수 있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뜻 깊은 결실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왕셴쿠이 당서기는 “하수러아 육해복합운송은 하얼빈에서 시작하여 러시아를 통과해 동해를 거쳐 부산항에 도착한다”며 “헤이룽장성 정부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실크로드 정책의 하나로 육해복합운송을 추진하게 됐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헤이룽장성은 기존에 하얼빈에서 다롄(大連)항까지 도로로 1000km 이동한 뒤 해상으로 운송했다. 국제복합운송 신규 루트는 중국 하얼빈에서 쑤이펀허(绥芬河)까지 도로로 390km를 이동한 뒤 블라디보스톡까지 230km를 철도로 이동후 부산항까지 해상으로 운송한다.
통상 부산항까지 7~8일정도 소요되던 기간이 4~5일로 단축되고 1TEU(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당 200위안의 운송비를 절감하게 됐다는 계산이다. 현재 헤이룽장성은 곡물·목재·철재 등 연간 130만 TEU를 다른 지방과 해외에 실어나르고 있다.
▲ 기존 물류 루트와 신규 루트 비교(자료:부산항만공사) |
'한-중-러 육해복합운송'은 러시아와 한국에게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는 아시아 활로 개척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자유항으로 지정해 통관과 세관 절차가 간소화됐다. 부산항은 동북아시아 허브항으로 거듭나는 데 디딤돌로 활용할 계획이다.
제막식이 끝난 후 부산 롯데호텔에서는 ‘육해복합운송 설명회 및 협약 체결식’이 개최됐다. 협약식에는 김규옥 부산시 경제부시장, 심규언 동해시 시장, 이상철 현대상선 유한공사러시아지역사장, 중국 물류업체 대표 등이 참석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이 자리에서 헤이룽장성 쑤이펀허시와 한·중·러 육해 복합물류운송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부산항만 관계자는 “첫 시작은 일주일에 한 번 100TEU 규모에 불과하지만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며 “현재 세계 환적항 규모 3위인 부산항이 신규 루트 개척을 계기로 세계 2위 홍콩항을 앞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