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최지훈 기자]부산항만공사(BPA)가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IPC)에서 부산항에 압전 발전 기술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차량이 주행할 때 발생하는 압력을 전기로 변환하고, 차량이 모듈 위를 지날 때마다 에너지는 계속하는 친환경 기술이다. BPA는 이 기술을 통해 2050년 탄소 중립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겠다는 계획이다.
압전 발전 기술의 시험 결과
25일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IPC)에서 BPA는 압전 발전 기술을 시험적으로 적용해 본 결과, 차량 1대당 약 1만6799W(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시간당 약 16.68kW/h(킬로와트시)에 해당하는데, 차량이 더 많이 통과할수록 생성되는 전기도 늘어난다.
BPA에 따르면 부산항을 드나드는 차량은 하루 약 2만7400대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1500만대가 통행한다. 차량 통행만으로 생성 가능한 에너지는 하루 평균 약 460.29kWh(킬로와트시)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168MWh(메가와트시)의 전기 생성이 가능하다.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하루 평균 약 3276만원이고 연 평균 2184억원이다.
연정흠 BPA 항만연구부장은 "부산항의 경우 화물차와 같은 무거운 차량이 많이 드나드는 특성을 갖고 있어, 압전 발전 기술을 적용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라며 "이 차량들이 매일 부산항을 오가면서 발생하는 압력을 전력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항만 내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발판을 BPA가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압전 모듈의 내구성 강화를 위해 "모듈의 외장 재료를 알루미늄에서 스테인리스 스틸로 변경하고, 고무 소재를 적용할 예정"이라며 "더 높은 출력을 내기 위한 새로운 장치와 모듈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
BPA는 기존의 전력 시스템에 의존하는 대신, 항만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해 사용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감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부산항은 현재 주요 에너지원으로 전기, 디젤, LNG(액화천연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이 중 전기는 56.2%를 차지한다. 자동화 기술 도입으로 인해 전력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압전 발전 기술을 통해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일부 충당할 수 있다면, 전력 비용 절감과 함께 환경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
연정흠 부장은 "압전 발전 기술이 상용화되면 항만의 전력 자립도가 높아질 것이며, 이는 부산항뿐만 아니라 다른 항만에도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