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삼성 지배구조 변화]②이재용 시대 개막..과제는?

  • 2016.10.20(목) 11:14

이 부회장, 삼성전자 이사회 합류
삼성전자 위기 극복 등 난제 많아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삼성전자를 분리하라는 요구를 하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후의 변화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와 관련, 제기되는 시나리오와 향후 전망 및 과제 등을 점검해본다.[편집자]

 

삼성이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은 역시 이재용 부회장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와병이후 사실상 그룹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등과 관련 공식적인 사과에 나서는 등 오너 경영자의 행보를 보여왔다.

 

하지만 아직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을 확실하게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은 숙제로 남아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을 통해 이들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지만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4.2%)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생명 역시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물려받을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 '등기이사' 이재용의 의미

 

삼성전자는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안건은 프린터 사업부 매각과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이다. 엘리엇을 비롯한 해외투자자, 주요 주주 등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번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불발될 가능성은 낮다.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적지않은 의미를 갖는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전자 내부에서 주요 직책들을 맡으며 경영수업을 해왔고, 이건희 회장 와병이후에는 사실상 오너 경영자로서 사업재편 등을 단행해 왔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시점이 언제가 될 것인지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돼 왔다. 많은 관전 포인트중 하나가 삼성전자 등기이사였다. 등기이사들은 기업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를 구성하고, 결정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하는 자리다.

 

이 부회장의 이사회 합류는 곧 공식적인 경영권 승계에 한발 더 다가선다는 의미를 갖는다. 과거 이건희 회장의 자리를 물려받는 셈이다. 이 부회장에게는 이제 '회장' 직함 정도만 남게 된다.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으며 경영권을 행사한다는 비판도 잠재울 수 있다.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시점과 맞물려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보다 확실한 '이재용 시대'를 갖추기 위해 필요한 기반작업이기 때문이다.

 

 

◇ 넘어야할 산은 많다

 

하지만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 출범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여전하다. 당장 갤럭시노트7 이슈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삼성전자 경영을 정상화해야 한다. 이번 이슈로 인한 손실이 7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브랜드 가치 하락 등 무형의 손실도 예상되는 만큼 이를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 개인적으로는 이번 이슈를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따라 그동안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던 경영능력에 대한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 현재 유력하게 대두되는 삼성전자 분리후 지주회사 전환, 삼성물산과의 합병 시나리오도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다. 사업분할과 합병 등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처리 등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 등도 부담이다. 중간지주회사를 허용하는 법안도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

 

일부에서 삼성이 당장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일단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지배하는 구조를 만들어둔 만큼 반드시 지주회사가 아니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만일 현 체제가 이어진다면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받아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입장에서는 이미 지주회사 전환을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지 않았겠느냐"며 "다만 어떤 방안을 선택할 것인지는 관련 법규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