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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 새로운 출발점 섰다

  • 2016.10.28(금) 14:07

삼성전자 이사회 합류..본격 책임경영 나서
갤럭시 이슈·지배구조·사업재편 등 과제 산적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이사회에 합류했다. 지난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이 물러난 이후로 오너 일가가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선임된 것은 약 8년여만의 일이다.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단순히 이사회 합류,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건희 회장 와병이후 이 부회장은 사실상 그룹 경영을 책임져왔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인해 그룹을 대표해 공식사과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이사회 합류를 통해 실질적이고도, 공식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서게 된다. 새로운 출발선에 서서 '이재용의 삼성'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의미다.

 

 

◇ 권한·책임 모두 짊어졌다

 

실제 등기이사라는 자리는 그 권한만큼 책임도 막중한 자리다. 등기이사와 사외이사들로 구성되는 이사회는 중장기 사업계획이나 투자, 인사 등 경영전반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당연히 의사결정에 따르는 책임도 져야 한다. 의사결정 결과나 이사회 참석 여부, 급여 등은 모두 공개된다. 적지않은 오너들이 이사회에 합류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온 것에 대해 '책임경영에 나서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이사회 합류는 회장이라는 직함을 달지 않았을뿐 사실상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의 자리를 물려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곧 앞으로 삼성전자 경영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를 맞는 삼성전자, 크게는 삼성그룹이 어떤 변화를 보일 것인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당장은 연말 실시될 사장단 인사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사장단 인사에서 별다른 색깔을 보여주지 않았다. 기존 체제에서 소폭의 변화만을 주며 '안정'쪽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만큼 예상보다 큰 폭의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기업문화 혁신 등 그동안 '관리의 삼성'으로 대표되던 조직문화 자체를 바꾸기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삼성 사장단 인사 역시 이같은 시도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다.

 

또 최근 엘리엇이 제안한 지배구조 개편, 배당확대 등의 제안에 대해서도 이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후 컨퍼런스콜에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11월말까지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엘리엇의 제안사항에 대해선 "이사회와 경영진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방향성을 11월안에 정해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이 참여하는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린다는 의미다.

 

 

◇ 쌓여있는 과제들

 

이 부회장이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에 합류한 것과 관련, 삼성에서는 "당초 계획보다 빨라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통상 등기이사 선임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뤄지지만 이 부회장의 경우는 달랐다. 삼성전자가 처한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실제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과 관련 "급변하는 사업환경 변화에 대처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이 부회장의 이사 선임과 공식적인 경영 참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영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이 직면해 있는 과제들은 만만치 않다. 당장은 갤럭시노트7 이슈로 인해 입은 유무형의 손실을 복구해 경영을 정상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이슈로 인해 입은 손실은 3분기에만 4조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하락 등은 계량화시키기도 어렵다.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과 이를 보완한 후속모델을 통해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상황이다.

 

핵심사업 위주로 재편하고 있는 사업조정과 함께 바이오와 전장사업 등 신사업의 결과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한 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도 넘어야할 산이다. 엘리엇의 제안대로 삼성전자 분할이후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적지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어떤 방법을 통해 지금보다 더 공고한 지배력을 만들 것인지도 결정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까지가 공식적인 경영참여를 위한 정지작업이었다면 앞으로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기업문화 혁신 등 이 부회장이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주목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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