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패션사업부를 현대백화점그룹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대금은 약 3300억원 수준이다. 이로써 SK네트웍스는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게 됐고, 현대백화점그룹은 패션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국내 업계 ‘빅4’로 도약하게 됐다.
SK네트웍스와 현대백화점그룹은 8일 ‘패션사업부문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패션 전문 계열사 한섬을 통해 이 사업부를 인수한다. 현재 3300억원 수준인 매각가는 향후 실사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는 6개의 라이선스 브랜드(타미힐피거·DKNY·클럽모나코·CK·아메리칸이글·까날리) 및 6개의 자체 브랜드(오브제·오즈세컨·루즈앤라운지·세컨플로어·SJYP·스티브J&요니P)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백화점을 중심으로 약 800개의 유통망을 운영 중이다.
이번 영업양수도 체결에 따라 SK네트웍스는 패션사업내 자산과 부채, 상표권 및 라이선스 등 일체를 현대백화점그룹에 넘긴다. 이와 함께 디자이너와 MD, 마케팅과 생산 등 구성원 400여명도 전원 고용이 승계되며, 직원들은 향후 5년 동안 고용안정이 보장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이번 매각협상에선 구성원 고용 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협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올들어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미래 성장사업으로 카 비즈(Car Biz)와 렌탈사업을 선정, 이 두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패션사업부 이탈이 불가피해 이 사업을 더 크게 키울 수 있는 곳으로 넘긴다는 것이 SK네트웍스 측 입장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패션사업 매각 진행 과정에서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데 집중했다”며 “이미 한섬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킨 경험이 있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자사 패션사업을 더욱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입장에선 한섬(약 7500억원)과 SK네트웍스 패션부분(약 6000억원)을 더하면 올해 매출규모는 약 1조3500억원으로 뛰어올라 이랜드와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등과 함께 어깨를 견주게 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패션산업에서 한섬은 매출성장 및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앞으로 패션사업에서 거둔 상과를 이 분야에 지속적으로 재투자하는 등 그룹 성장동력의 한 축인 패션사업 부문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