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주력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상쾌한 출발을 보였다. 2015년 듀폰과 아라미드 관련 소송을 마무리한 이후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과 미약하나마 기타 의류소재 사업에서도 지난해 1분기 흑자를 기록, 전 사업에서 이익 성장세를 달성해서다.
하지만 3분기 이익이 전년대비 급락하며 주춤하기 시작했다. 계절적 비수기와 전방산업의 파업 여파 등이 이유였다. 3분기 부진은 4분기에까지 이어졌다. 하반기 실적 부진 탓에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전년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3% 감소한 2767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매출액은 6.1% 줄어든 4조5622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당기순이익 부문에선 176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4분기에도 실적 회복에는 실패했다. 계절적 비수기와 파업여파에서 벗어났지만 회복하는 모습은 보이지 못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0% 줄어든 649억원, 매출액은 2.6% 감소한 1조2403억원에 머물렀다. 당기순이익 역시 15.9% 줄어든 262억원이다.
타이어코드 등 자동차 소재 부문이 포함된 산업자재 부문은 4분기에도 주력 사업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전분기에는 전방산업인 자동차 업계의 파업 영향을 받았다면 이번 분기에는 원료가 상승분이 제품 판매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산업자재 부문의 영업이익은 335억원, 매출액은 4495억원에 그쳤다.
화학 사업도 석유수지 스프레드(판매가-원료가)가 소폭 축소돼 하락세를 지속했다. 화학 사업의 영업이익은 236억원, 매출액은 2052억원에 머물렀다.
필름·전자재료 부문은 원료가격 상승 및 재고자산 상각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다만 인도네시아 법인 포장용 필름 사업의 실적 개선으로 적자폭 확대를 막아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필름·전자재료 사업은 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149억원으로 집계됐다.
패션사업은 계절적 성수기 효과와 액세서리, 여성 브랜드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건전한 재고관리를 위해 일시적인 재고자산처리로 손실이 늘어난 점이 반영돼 전년대비 미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기타 의류소재 사업은 적자폭이 또 다시 확대됐다. 기타 의류 소재 사업의 영업손실은 156억원, 매출액은 1011억원을 나타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작년 하반기 이후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폴더블(Foldable) 폰에 적용 가능한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투자 및 스펀본드 증설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인수 및 투자를 단행한 에어백 베트남 법인 실적이 올해부터 반영돼 산업자재 실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도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코오롱인더 관계자는 “미주·동남아 지역의 에어백 시장 개척 및 대규모 투자 등 최근 공격적인 사업 확대 전략을 펼쳐왔다”며 “주력인 자동차소재와 화학, 전자재료 등에도 지속적인 증설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