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9월, 효성은 갤럭시아포토닉스를 인수했다. 지분 33.7%를 60억원에 사들였다. 2000년 5월 에피플러스로 설립된 이래 LED 핵심 소재인 에피웨이퍼(Epi-Wafer) 및 LED 칩을 생산하는 업체다.
효성 오너 일가의 애착도 각별했다.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의 아들 삼형제가 등장한 게 계열 편입이 얼마되지 않은 때였다. 2008년 4월 갤럭시아포토닉스의 100억원 유상증자 당시 48억원을 출자, 32.9%의 지분을 소유한 주주로서 이름을 올린 것.
특히 장남 조현준 회장이 들인 공은 남달랐다. 조현문 전 부사장, 조현상 사장 등 동생들에 비해 가장 많은 33억원(22.9%)를 투자했다. 또 이듬해 1월에는 삼형제가 나란히 등기임원 자리에 앉을 때는 조 회장이 대표이사까지 맡았다.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2007년 72억원 하던 매출은 2009년 133억원으로 가파른 성장 조짐을 보였다. 비록 영업이익은 적자였지만 43억원에 이르던 손실은 21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기대감도 잠시, 이것으로 끝이었다.
2010년 108억원으로 매출이 줄어든 것은 차치하고라도 영업손실이 문제였다. 영업적자가 192억원에 달했다. 순손실 또한 201억원에 이르며 무려 79%에 달하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렇게 되자 삼형제도 슬슬 발을 뺐다. 조 회장의 동생들은 2011년 2~3월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조현준 회장도 같은 해 6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왔다. 상황이 이렇자 계열사를 챙겨야 하는 것은 모두 효성 몫이었다. 2013년 5월에 가서 조현준 회장은 이사진에서도 아예 이름을 빼버렸다.
효성이 갤럭시아포토닉스 인수 때부터 2010년까지 출자한 자금은 345억원. 이어 2012년까지 3차례에 걸쳐 400억원을 추가로 집어넣었다. 효성의 거듭된 수혈이 있었지만 갤럭시아포토닉스의 재무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되레 악화됐다. 영업실적이 처참했던 탓이다.
매출은 2012년 25억원으로 줄더니 2013~2015년에는 기껏해야 3억원 남짓이었다. 영업이익은 2011~2012년 160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한 뒤 이후로도 영업적자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지는 오래됐다. 2013년 말 부터였고, 2015년 말에는 부채가 자산보다 114억원이 많은 상태다.
2017년. 결국 일이 벌어졌다. 갤럭시아포토닉스는 오는 7월 1일 현 발행주식(1억6530만주) 전량을 대상으로 무상감자를 실시한다. 조현준 회장, 조현상 사장 형제 지분 11.8%는 물론이고 최대주주 효성의 83.3%가 모두 휴짓조각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갤럭시아포토닉스에 대한 효성의 대여금과 미수금 등 57원가량은 오는 6월말 출자전환키로 했다. 인수한 지 10년이 넘도록 효성이 갤럭시아포토닉스를 보고 제대로 한 번 웃지 못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