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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조’ 향해…‘진격의 삼성’

  • 2017.05.02(화) 11:05

<어닝 17·1Q>4대그룹 리그테이블①
삼성전자, 올 1Q 영업이익 9.9조…올해 최소 40조후반 전망
금융 변함없는 선전…수익 축내던 건설·중공업도 속속 반전

이쯤이면 ‘진격의 삼성’, 더 정확히는 ‘진격의 삼성전자’라고 불러야지 싶다. 올들어 석  달이 지났을 뿐이다. 삼성전자는 ‘1% 모자란 10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사상 두 번째의 대단히 충격적인 행보였다. 이 탓에 그 세기와 위력에 모두가 놀란 토끼눈으로 바라봤다.

모두가 가슴을 진정시킬 새도 없다. 삼성전자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50조원. 아직 한 해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섣부른 예측은 자제해야 한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삼성전자의 진격이 쉬이 멈출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세를 몰고 갈 양으로 이미 지난달 말 ‘필살 카드’를 꺼내들어서다.
  
설령 이 꿈의 숫자가 삼성전자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숫자일 수 있다. 그러나 삼성  전체로 보면 흐릿하던 시야가 맑아지며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숫자일 수 있다. 전자와 양대축을 형성하는 금융 계열사들이 변함없이 선전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건설·중공업 역시 하나 둘 반전하며 예년처럼 수익을 축낼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내는 반도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9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연결기준·삼성디스플레이 포함)을 달성했다. 사상 최대치인 2013년 3분기 10조1600억원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결과만 좋은 것이 아니라 내용도 좋았다.

2014년 후반부터 2015년까지만 해도 모바일사업(IM)에 ‘캐시카우’ 자리를 내줬던 반도체가 전체 영업이익 중 무려 3분의 2(6조3100억원)을 벌어들였다. 매일 벌어들인 돈이 자그만치 700억원이다. D램 가격 상승 등에 힘입었다.

여기에 IM부문 또한 작년 10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와 올 1분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부재 속에서도 선방했다. 2조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비중이 최근 3~4년래 가장 적었던 점에 비춰보면 뭐라 할 게 없는 성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절치부심하며 갈아온 칼을 빼들었다. 지난 4월21일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갤럭시S8이다. 삼성전자가 2분기에는 역대 최대 분기실적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잇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벌써부터 삼성전자가 올해 40조원대 후반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며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반도체와 모바일 ‘쌍두마차’가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이고, 가전사업이 2분기부터 성수기를 맞는다. 디스플레이사업도 애플의 아이폰 신형모델에 플렉서블 OLED를 공급하며 힘을 보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 과거에 비하면 양반 건설·중공업

삼성은 계열사들의 올 1분기 재무실적을 통해 제법 많은 소득을 챙겼다. 우선 갤럭시노트7 사태로 침체의 골에 빠졌던 전자부품 계열사 중 삼성전기의 반전 소식이 반갑다. 작년 4분기 465억원 영업적자에서 올 1분기 255억 흑자로 돌아섰다. 기판사업은 계속해서 적자를 냈음에도 중화권 고객사 중심으로 듀얼카메라 매출이 늘어난 데 기인한다.

삼성SDI만 죽쒔을 뿐이다. 673억원 영업적자로 9분기째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 2월 발생한 중국 천진 공장 화재로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며 차질이 생겼다. 하지만 실망스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삼성SDI 또한 반전시킬 여지는 충분하다. 3월부터 정상가동이 시작된 데다 갤럭시S8 효과가 본격 반영되면 이르면 2분기 탈출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몇년간 극심한 부진으로 삼성의 손이 뒷목으로 향하게 했던 건설·중공업 계열사들이 속속 선전하는 것도 반가운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1분기 영업이익 178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4분기 연속 흑자 행진이다. 특히 지난해 1분기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등 잠재부실을 털어낸 뒤 건설부문의 흑자(올 1분기 910억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삼성중공업 또한 작년 1분기의 4배가 넘는 275억원으로 3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물론 한창 전성기에 비할바 못되지만 2015년(-1조5000억원), 2016년(-1470억원)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던 과거에 비해선 양반이다. 삼성엔지니어링만 53.4% 줄어든 124억원으로 뒷걸음질치며 상대적으로 뒤처졌다.

건설·중공업 3개사는 2015년 도합 2조92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6년은 흑자이기는 했지만 623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1분기 영업흑자(1770억원)만으로도 전년의 3배인 점에 비춰보면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증권사들은 3개사가 올해 총 1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꾸준함 드러내는 금융

삼성SDS는 꾸준하다. 올들어서도 크게 다를 바 없다. 1분기 영업이익이 1470억원으로 작년 동기 보다 18.0% 확대됐다. 주력 IT(정보기술) 서비스 호조 위에 물류BPO(업무프로세스)의 지속적 성장에 힘입어 연간 7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도 아래 미력하나마 전자부품, 건설·중공업, 서비스 계열사들이 힘을 보태면 삼성 전체적으로는 연간 48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꾸분함이 돋보이는 부문 또 있다. 금융이다. 삼성화재는 올 1~3월 영업이익 664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71.0% 성장했다. 삼성카드 또한 1530억원으로 14.4% 확대되는 등 금융 계열사들이 변함없이 선방하는 모습이다.
 
이런 기세라면 실적 발표 전인 삼성생명(2016년 영업이익 9870억원·삼성카드 포함)과 삼성증권(2120억원)이 올해에 작년 만큼만 벌어들인다 해도 삼성 금융부문은 영업이익 2조 달성은 거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까닭에 삼성의 머리 속에도 실패라는 단어는 없어 보인다. 삼성 영업이익 50조원이라는 숫자가 단순히 꿈으로만 끝나진 않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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