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 3사 실적이 올해도 '역주행'이다. 매출 외형이 더 쪼그라든 것이 공통적인 실적 부진의 단초다. 지난 1분기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이익이 1년 새 20~30% 줄었고, 금호타이어는 매각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5개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완성차 업계 실적부진 하중이 바퀴에 그대로 전해진 모습이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수요 위축 속에 가격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다보니 원료가격이 올라도 제품 가격은 미쉐린 같은 글로벌 수위권 업체보다 뒤늦게 올릴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한국타이어, 언제까지 후진만…
22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는 지난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1997억원의 영업이익을 합작했다. 작년 1분기 2528억원보다 21.0% 감소한 규모다.
매출은 2조707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2조7900억원보다 2.9% 감소했다. 3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7.4%로 작년 1분기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작년에도 타이어 3사는 재작년에 비해 영업이익이 평균 44.1% 감소(1조4713억원→8222억원)하고, 영업이익률은 5.8%포인트 하락(12.8%→7.1%)했다. 올 1분기 내보인 성적표는 이렇게 부진했던 작년 실적조차 '바닥'이 아니었음을 보여준 것이다.
한국타이어는 작년 2012년 분할 이후 가장 저조한 영업실적을 기록했는데 올해도 첫 분기부터 외형·수익성 모두 작년만 못한 실적을 내놨다. 지난 1분기 매출은 1조6114억원, 영업이익 184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4%, 영업이익은 20.6%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1.4%로 작년 4분기 8.3%보다 3.1%포인트 상승한 것이지만 작년 1분기 14.2%와 비교하면 2.8%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국내와 중국 부진 영향이 컸다. 1분기 국내 매출은 1970억원 전년동기 대비 20.2%, 직전분기 대비 21.2% 감소했다. 이 기간 중국 매출도 209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3%, 직전분기 대비 12.2% 감소했다.
◇ 금호, 아직은 핑계가…넥센, 가성비 전략 한계
금호타이어는 지난 1분기 매출 6250억원, 영업손실 171억원의 실적을 냈다. 법원의 기업회생·정리절차(법정관리)로 갈 뻔하다 지난 4월초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의 확정된 상황이어서 실적 개선에 집중할 수 없는 여건이긴 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6.6% 감소한 것이고 영업손실은 작년 1월이후 다섯 분기째 적자를 낸 것이다. 그래도 이번 분기 적자는 전년동기 대비 39.4%, 직전분기 대비 84% 줄인 것이다. 금호타이어 측은 "전 지역에서 매각 이슈로 판매가 부진했고 원화 강세로 인한 환율 영향도 매출과 손익에 부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매출이 196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 직전분기 대비 23.1% 감소한 게 가장 컸다. 중국 매출도 7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 직전분기 대비 73% 줄었다. 북미와 유럽 지역 매출도 각각 전년동기 대비 6.2%, 2.1% 감소했다.
넥센타이어는 1분기 매출 4738억원, 영업이익 31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6.7%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2012년 4분기 243억원, 5.9% 이후 가장 적고 낮은 실적이다.
넥센타이어 측은 "타이어 시장에서 공급 과잉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 부진이 나타나는 등 업황은 더디게 개선되는 가운데 경쟁만 심화된 상황"이라며 "북미시장 판매 부진과 원화 강세도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매출은 ▲유럽 1206억원 ▲북미 917억원 ▲기타(인도·브라질 등) 808억원 ▲한국 562억원 ▲ 중국 13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유럽에서는 경기 개선과 소비심리 개선으로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2.3%, 직전분기 대비 58.5% 늘었다. 하지만 내수시장이나 북미 등에서는 매출 정체나 역성장에 시달렸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국내 업체들의 전략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며 "고인치, 초고성능 타이어등 고부가가치 상품 판매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완성차 판매 회복이 받쳐주지 않으면 당분간 외형 위축과 수익성 둔화를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