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 자동차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가 중국 시장에서 다시 날개를 펴고 있다. 계열 합자사 위주로 부품을 공급해온 한계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까지 겹쳐 작년까지 수주가 부진했지만 올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프리미엄 사운드시스템', '전동식 조향장치(MDPS)', 지능형 전조등' 등 첨단 제품을 중심으로 일감을 늘리고 있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중국 시장에서 계열 합자사를 제외한 현지 완성차 업체로부터 4억2300만달러 규모의 핵심 부품 주문을 받았다. 이는 작년 한해 수주량보다 50% 많은 규모다. 현대모비스는 중국 시장에서 지난 2015년 1억 4800만달러, 2016년 1억5100만달러를 수주했고, 2017년에는 2억8900만달러 어치 일감을 따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전기차 등 중국 미래차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본토 완성차 업체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 현지 완성차 업체들과 전기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핵심 부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비스는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 전동식 조향장치(MDPS), 고급 음향설비(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전조등(헤드램프),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 제품 다양화와 고급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센서 등 미래형 자동차 첨단 부품까지 수주 대상 제품을 넓혔다.
정수경 현대모비스 기획실장(전무)은 "글로벌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핵심부품 중심으로 중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며 "올해는 고부가가치 첨단 제품 수주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수주 규모를 큰 폭으로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첨단부품으로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있어 올해 중국시장서 세운 10억7000만달러의 수주를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작년 수주량의 4배에 가까운 물량이다.
모비스는 최근 중국 5대 로컬 완성차 메이커 중 한 곳에 2억달러 규모의 고급 음향설비(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를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2020년부터는 이 완성차 업체 주요 차종 대부분에 적용되는 설비다. 이는 차종 당 평균 최고급 8채널 앰프와 12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시스템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특성과 실도로 주행 상황 등에 최적화한 오디오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사운드 전용 시험실을 갖추고 기술을 축적해 왔다. 이후 '드라이빙 콘서트 홀'이라는 개념을 목표로 '그랜저', '쏘나타', 'K7' 등에 이 설비를 적용했다. 현대모비스는 '크렐(KRELL)'이라는 최상위 명품 음향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 현대 모비스 톈진(天津) 공장(사진: 현대모비스) |
모비스는 또 다른 중국 현지 완성차업체와도 3500만달러 규모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 Up Display, 이하 HUD)를 내년부터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HUD는 자동차 앞 유리창(윈드실드)이나 별도의 투명 표시창에 속도, 내비게이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의 정보를 보여주는 장치다. 현대모비스가 독자 개발해 향후 주력 제품으로 키우는 분야다. 작년 말에는 증강현실을 이용한 미래형 HUD도 선행 개발했다.
정정환 현대모비스 차량부품영업사업부장(상무)은 "중국 HUD 시장 활성화를 앞두고 현대모비스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초기에 인정받았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ADAS 등의 첨단 부품 공급이 한층 더 탄력 받을 수 있도록 국내외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가 전세계 고객사에 공급한 부품은 2015년 5억달러에 그쳤지만 작년에는 60억달러까지 늘었다. 올해는 70억달러, 오는 2022년에는 100억달러가 목표다. 모비스는 미래차 핵심기술 독자 기술력을 무기 삼아 북미, 유럽, 일본 등 기존 완성차 업체에 더해 중국 등 신흥시장으로 공급처를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