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자동차 부품사업 확대에 팔을 걷어붙였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총 4조9362억원을 신모델 개발과 설비확대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투자액(3조8662억원)에 비해 27.7% 늘어난 수치다.
올해 상반기까지 1조4748억원을 집행했고 나머지 3조4614억원을 하반기에 투입할 예정이다.
가장 많은 투자는 자동차 부품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에서 이뤄진다. VC사업본부는 LG전자 전체 투자액의 32.6%인 1조6099억원을 신모델 개발 등에 사용할 방침이다. 지난해 VC사업본부 투자액(5878억원)의 2.7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와 견주면 VC사업본부의 비중이 확연히 드러난다. 똑같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VC사업본부의 투자액은 MC사업본부(1401억원)에 비해 11.5배 크다.
VC사업본부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오디오, 모터, 배터리팩,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을 생산·판매하는 조직이다. LG전자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2013년 신설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4891억원으로 한해 전에 비해 25.8% 늘었다.
VC사업본부 소속 직원수도 3년 전 2300여명에서 지금은 4000명에 육박한다. 무엇보다 LG전자 역사상 최대규모의 인수합병(M&A)이 VC사업영역에서 이뤄진 점이 눈길을 끈다. LG전자는 최근 지주회사인 ㈜LG와 함께 총 1조4000억원을 들여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업체인 ZKW 인수를 마무리했다.
ZKW는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에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공급하는 제조사로 고휘도 LED 주간주행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 등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LG전자는 ZKW 인수로 글로벌 자동차 부품 핵심기업의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다만 VC사업본부의 흑자전환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올해는 출범 5년만에 분기 기준으로 첫 흑자를 낼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으나 1분기 17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2분기에도 325억원 손실을 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메모리반도체 등 원재료 부품가격이 오른데다 신규 프로젝트 비용이 늘어난 게 주된 이유였다. 김근태 VC사업본부 기획관리 담당 전무는 지난달 말 2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단기적으로 수익개선이 늦어지겠지만 큰 그림에서 성장추이와 펀더멘털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