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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18·3Q]기아차, 흑자 전환…박수는 없었다

  • 2018.10.26(금) 14:13

영업이익률 0.8%…2800억 품질비용 탓이라지만
중국 판매부진 '늪'…"4분기 수익성 회복 주력"

흑자 전환이라는 표현이 무색했다. 기아자동차는 작년 3분기 1조원 가까운 통상임금 비용을 반영하면서 손익 장부에 빨간 글씨를 적었다. 그래서 올해는 당연히 나아져야 했다. 하지만 적자를 벗어나기만 했을 뿐 개선됐다고 보기 어려운 게 기아차의 이번 성적표다. 일회성 비용 요인을 빼고 보면 수익성 부진의 상처는 오히려 더 쓰리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1173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기아차는 이 기간 세계시장에서 68만5396대를 팔아(도매 기준), 매출 14조743억원을 올렸고, 경상이익으로 3163억원, 순이익으로 2978억원을 거뒀다.

 

작년에 비해 딱히 판매가 나쁘지는 않았다. 국내에서 전년 대비 4.1% 감소한 12만6153대, 해외에서 0.3% 감소한 55만9243대를 팔았다. 전체적으로 작년 3분기보다 1% 감소한 판매량이다. 작년에는 4분기에 있었던 추석 연휴가 올해는 3분기 있었던 걸 감안하면 작년 수준은 유지한 셈이다.

 

다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지난해보다도 15.6% 감소한 7만57대를 판매한 데 그친 점이 아팠다. 미국에서는 1% 늘어난 16만1188대, 유럽에서는 1.1% 늘린 11만8294대, 기타 지역에서는 4.1% 증가한 20만9704대를 팔았다.

 

기아차 매출은 작년 3분기보다 0.2% 감소, 지난 2분기보다 0.1% 줄어든 수준을 유지했다. 판매는 늘었지만 달러-원 환율 하락과 할인 판매 영향이 있었다. 매출원가율은 85.3%로 작년 3분기보다는 2%포인트 낮아진 반면 지난 2분기보다는 0.3%포인트 높아졌다.

 

영업이익은 작년 통상임금 비용 반영에 따른 기저 효과가 있어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긴 했다. 하지만 1년 전 통상임금 손실 비용 9777억원을 뺀 만큼을 올해 영업이익으로 올리진 못했다. 다른 변수가 없었다면 5000억원대 영업이익이 가능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3분기에는 품질관리비용으로 2800억원이 쓰였다. 에어백 제어기 리콜(800억원)과 기존 판매된 일부 차종에 대한 자발적인 엔진 진단 신기술(KSDS, Knock Sensor Detection System) 적용에 든 돈이 이만큼이라는 게 기아차 설명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예방적 품질 투자로 진행되는 엔진 진단 신기술 적용은 향후 품질 관련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원화 강세와 브라질·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통화 약세 등도 수익성을 갉았다.

 

영업이익률은 0.8%로, 2000만원짜리 차 한 대를 팔아 16만원을 남긴 선에 그쳤다. 이자도 내기 힘든 수익성이다.

 

하지만 작년과 올해 대형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고 보면 수익성 악화가 더 깊어진 것이 드러난다. 통상임금 비용을 뺀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5507억원, 품질관리 비용을 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973억원이다. 1년 새 27.9% 줄어든 것이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영업이익률은 작년 3분기 3.9%, 올해 3분기는 2.8%다.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작년보다는 나은 편이다. 기아차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으로 국내에서 전년 대비 1.7% 증가한 39만2318대, 해외에서 전년 대비 2.8% 증가한 167만8778대 등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2.6% 증가한 207만1096대를 팔았다.

 

미국에서는 작년보다 3.3% 감소한 44만8375대, 유럽에서 2.6% 증가한 37만8627대, 중국에서는 14.0% 증가한 24만2380대, 중남미·중동·아시아 등 기타 시장에서 3.5% 증가한 60만9396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0.4% 증가한 40조6966억원을 기록했다. 판매대수 만큼 매출이 많이 늘지 않은 것은 환율 요인과 재고 축소를 위한 인센티브 지급(할인) 등의 요인이 있다. 미국 시장에서 기아차 재고보유일수는 올 초 5.1개월이었지만 3분기 말에는 2.6개월까지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통상임금 비용 폭탄을 맞은 작년에 비해 115.5% 증가한 775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누적 영업이익률은 1.9%다. 경상이익은 52.3% 증가한 1조 2745억원, 순이익은 23% 증가한 1조616억원으로 집계됐다.

 

▲ 기아차 '니로 EV'/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기아차는 ▲신차 판매 확대 ▲신흥시장 공략 강화 ▲레저용 차량(RV) 판매비중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남은 기간부터 내년까지 전체적인 상품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한편, 최근 출시된 '스포티지' 상품성 개선 모델, '니로 EV' 등 경쟁력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앞세워 향후 수익성 확대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미국 등지에서 주력 볼륨(대량판매) 모델 신형 'K3'의 판매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 지난 4월 국내 출시된 신형 'K9'을 4분기 미국 시장에 투입해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를 동시에 높인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니로 EV'도 국내와 유럽을 중심으로 신차 효과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도는지난 4월 출시한 준중형 SUV '즈파오'와 최근 출시된 소형 SUV '이파오'를 앞세워 판매 확대 및 수익성 향상을 동시에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또 러시아, 중남미 등 시장에서도 현지 전략 차종과 멕시코 공장 생산 신형 '리오'와 신형 K3 등으로 시장 지배력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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