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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올해 키워드 '위기·혁신·고객감동'

  • 2019.01.03(목) 13:19

"추격자로는 안된다" 도약의지 표명
어려울수록 '고객 속으로' 해법도

 

국내 주요그룹 총수들과 최고경영자들은 경제위기의 돌파구로 '혁신'과 '고객감동'을 꺼내들었다. 어려울수록 가장 기본적인 것을 챙겨야 한다는 절실함이 신년사 곳곳에 담겼다.

삼성은 그룹 차원의 행사없이 각 계열사들이 저마다 시무식을 진행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100년 기업'을 화두로 제시했다. 1969년 설립된 뒤 50년을 맞은 올해를 도약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김 부회장은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했다. 옛 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줄 알아야 하고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은 잃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본을 튼튼히 다지면서도 유연하게 새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그는 "초일류 100년 기업을 향한 여정이 시작됐다"면서 "삼성전자가 지난 50년간 IT 산업 역사의 한 부분이었다면, 다가올 50년은 삼성전자가 중심이 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은 처음으로 시무식을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현대차그룹이 더는 추격자에 머물러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면서 "앞으로 현대차그룹은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체인저로 도약할 것"이라고 각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올해가 새로운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 내부의 거센 변화를 예고했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실시한 그룹 인사에서 자신이 영입한 인물들을 사장으로 채우는 등 인적쇄신을 단행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첫 신년사에서 "답은 고객에게 있다"는 말을 남겼다. 그는 1990년대 초 회의석상에 '고객의 자리'를 마련하고 결재서류에 '고객 결재란'을 두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LG그룹의 정신을 다시 떠올릴 것을 주문했다. 구 회장이 이날 고객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횟수만 총 30회에 달했다. 고객중심주의가 LG그룹의 지상과제가 될 것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도 고객을 화두로 제시했다. 그는 "인구구조와 라이프스타일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우리의 주요 고객층과 특성 역시 변하고 있다"면서 "이런 변화를 면밀히 분석해 고객을 재정의하고 잠재고객을 발굴해달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신 회장은 특히 "고객과 가치를 제로베이스에서 철저히 재점검해 미래성장이 가능한 분야에 집중해달라"며 핵심사업에 대한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임을 내비쳤다.

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GS그룹 허창수 회장은 "미래의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남들이 금방 따라와 우리의 경쟁우위를 하루아침에 상실할 수 있다"면서 "우리만의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도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분야에서의 변화가 순식간에 우리의 주력사업을 쓰나미처럼 덮쳐버릴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앞으로의 10년이 한화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절박함으로 지금 이순간을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위기 대신 행복을 화두로 던져 눈길을 끌었다. 최 회장은 별도의 신년사도 내지 않았다. 대신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들과 대담을 하는 모습을 사내 방송을 통해 생중계해 임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새해 경영방침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회사의 제도 기준을 '관리'에서 '행복'으로 바꿔야 한다"며 "단순히 제도만 만들 게 아니라 실제적인 시행과 적극적 참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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