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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드TV, 뛰어난 화질에도 2% 부족한 이것

  • 2019.03.06(수) 17:31

LG전자, 2세대 인공지능 탑재한 TV 신제품 발표
삼성과 화질비교 자신감…하반기엔 '롤러블' 출격
'똑똑하지만 답답한' 인공지능 개선점도 노출

"무지개유치원 찾아줘. 의정부에 있는 걸로." (기자)
"…(무응답)" (2세대 인공지능 탑재한 LG 올레드TV)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TV신제품 발표회. LG전자의 프리미엄 제품인 '올레드TV'가 행사장 곳곳에 걸려있다.

웬만한 월급쟁이들은 한달치 월급을 탈탈 털어도 TV 한 대를 살 수 없을 만큼 값비싼 제품이다. 두께가 얇아 벽에 착 달라붙는 '월페이퍼' 제품은 출하가격이 1800만원(77인치 기준·화면 대각선 길이로는 약 2m)에 달한다.

LG전자는 6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올레드TV'와 경쟁사 제품인 'QLED TV'를 직접 비교 시연했다./사진=이학선 기자 naemal@

화질에선 아쉬움이 없었다. 노이즈 마케팅을 꺼리는 LG전자도 이날 만큼은 태도를 바꿔 올레드TV와 QLED TV를 나란이 놓고 두 제품의 화질을 직접 비교할 수 있게 했다. QLED TV는 삼성전자가 밀고 있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색 재현력과 명암비 등에서 올레드TV가 앞선다는 자신감이 아니고선 엄두를 내기 힘든 시도다.

LG전자에서 TV와 모바일사업을 책임진 권봉석 사장은 "올레드TV는 픽셀 스스로 빛을 내는데 비해 QLED TV는 백라이트(빛을 쏴주는 별도의 광원)로 영상을 만드는 LCD(액정표시장치) 제품이라 화질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운관→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LCD→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이어지는 TV의 진화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아직 LCD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에둘러 꼬집은 것이다.

LG전자는 한발 더 나아가 이날 행사장에 화면이 둘둘 말리는 '롤러블TV'도 선보였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전시회인 'CES 2019'에서 공개해 관람객들의 극찬을 받은 바로 그 제품이다. 한 대당 가격이 수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초프리미엄 제품으로 한국에서는 올해 하반기 출시된다. 아직 롤러블TV를 내놓지 못한 삼성전자를 확실히 제압하겠다는 의미로 읽혔다.

/사진=이LG전자가 6일 신제품 발표회에서 선보인 '롤러블TV'. 국내에는 올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스타일러·건조기·공기청정기·로봇청소기 등 각종 가전제품을 롤러블TV로 조작하는 모습도 시연했다. 리모컨을 입에 대고 "어우 미세먼지, 공기청정기 켜줘"라고 말하면 공기청정기가 작동했다. LG전자는 이 같은 기능을 '홈보드'라고 이름짓고 인공지능을 탑재한 모든 TV에 적용키로 했다.

올레드TV가 뛰어난 화질을 자랑할 수 있는 또하나의 요인은 원본영상의 화질을 분석하고 영상 속 노이즈를 제거하는 인공지능 덕분이다. LG전자는 올해 출시하는 신제품에 '2세대 인공지능 알파9'을 탑재했다. 지난해 독자개발한 '알파9'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화질뿐 아니라 밝기, 사운드 등의 각종 조작을 인공지능이 알아서 척척 해준다.

그럼에도 몇몇 한계가 눈에 띄었다. LG전자는 자연어 음성인식 기능을 대폭 강화해 연속적인 질문에도 인공지능이 명령을 잘 수행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서초동 맛있는 레스토랑 알려줘"라고 지시하면 인근 맛집을 추천하고 "얼마나 걸려?"라고 물으면 자동차로 걸리는 시간도 대답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실제 조작을 해보니 '알파9'과 대화를 나누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송혜교 나오는 드라마 찾아줘"라고 하면 드라마를 보여주고, "드라마 말고 영화로"라고 하면 영화를 찾아주는 것까지는 무리가 없었으나 딱 거기까지였다. 무엇보다 답변시간이 느렸다. 인공지능을 작동하려면 리모컨에서 마이크 버튼을 눌러 인공지능이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문제는 마이크 버튼을 누르고 인공지능이 명령을 수행할 준비를 하는데까지 1~2초 가량이 걸린다는 점이다. 그 사이 사용자는 "송혜교 나오는"까지 말해버렸는데 인공지능은 핵심적인 명령어를 놓쳐 제대로 된 결과를 내놓지 못하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버튼을 누르고 잠시 기다린 뒤 '송!혜!교!' 식으로 말해야 잘 알아들었다.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이 6일 신제품 발표행사에서 올해 TV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LG전자 제공

특정 장소에 대한 답변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앞서 "무지개유치원 찾아줘"라는 질문에 인공지능이 제대로 답을 못하자 LG전자 관계자는 "TV라서 영상은 잘 찾는데 그밖에 다른 명령어 수행은 부족한 점이 있다"며 머쓱해했다. 2세대 알파9을 탑재한 수백만원짜리 올레드TV 비해 SK텔레콤이 공짜로 제공하는 'T맵'의 인공지능이 훨씬 정확한 결과물을 내놨다.

LG전자는 인공지능의 성능을 개선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권 사장은 "지난해 월페이퍼TV에 올해 롤러블TV로 하드웨어 혁신의 1단계를 완성했다"며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혁신도 지속해 고객들에게 꾸준히 만족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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