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부진한 아이폰 판매량으로 올해 초 울상을 지었지만, 하반기 출시 신작이 높은 호응을 거두면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LG이노텍은 29일 지난해 연간 매출(이하 연결기준) 8조3021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4% 늘어난 수치로, 사상 최대치를 한 해 만에 갱신했다.
영업이익은 4031억원으로 1년전과 비교해 53% 증가했다. 종전 최고 실적이던 2014년 3140억원을 5년 만에 넘어섰다. 영업이익률은 4.9%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4%대를 다시 회복했다.
범위를 좁혀 4분기만 떼놓고 봐도 좋은 실적이다. 매출은 2조9652억원, 영업이익은 209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1.2%, 12.2% 늘었다. 두 수치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영업이익률은 2분기 연속 7%대를 지켰다.
시장의 눈높이도 넘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LG이노텍이 지난해 연간 매출 8조960억원, 영업이익 3696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주인공은 카메라였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주력인 광학솔루션사업은 연간 매출이 5조4257억원으로 1년 전 대비 34% 늘었다. 사상 최대치다. 회사가 구체적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증권업계는 영업이익이 3000억원 중후반대로 역대 가장 높을 것으로 추정했다.
주요 카메라 공급사인 애플의 아이폰11 시리즈 판매량이 호조를 보인 결과로 보인다. 작년 하반기 출시 전부터 뒷면에 카메라 세 개가 붙은 모양이 '인덕션'과 같다며 외관이 우스꽝스럽다는 논란을 정면 돌파했다. 카메라가 여러 개 달리는 만큼,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면 LG이노텍이 얻는 이익도 더 커진다.
LG이노텍은 아이폰 신작이 출시되는 연말에 맞춰 실적이 오르는 '상저하고' 구조를 몇년째 유지 중이다. LG이노텍은 2년 전 하반기 출시된 전작 아이폰X 시리즈 판매량이 부진해 지난해 1분기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전장부품사업은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7.5% 증가한 1조1320억원을 기록했다. 차량용 모터와 통신모듈,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용 카메라모듈과 전기차용 파워부품 판매가 늘었다.
기판소재사업은 매출이 1조1261억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반도체 부품인 기판 등의 판매가 늘었지만, 디스플레이 기판의 계절적 수요 감소와 스마트폰용 기판 사업 종료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발광다이오드(LED)사업은 매출이 3546억원으로 전년대비 22.3% 줄었다. 조명용 광원 등 저수익 제품 비중을 축소하고, 차량용 조명모듈 등 성장성 높은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효율화하는 과도기를 거치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