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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 매각…유동성 '숨통'

  • 2020.07.08(수) 09:20

송현동 땅 등 자산매각 지체...사업부 매각 선회
매각예상가 1조…자구책·정부지원 4.2조 확보

대한항공이 '알짜 사업'인 기내식 사업과 기내 면세품 사업을 매각한다.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다. 자구책으로 서울 경복궁 옆(송현동) 호텔 부지를 팔려고 했지만 매각이 지체되자 사업부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시장에선 대한항공이 이번 매각으로 약 1조원 이상의 현금을 손에 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7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기내식 사업 및 기내면세품 판매사업 매각 추진을 위해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한앤컴퍼니와 매각 업무 추진에 필요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향후 실사 등 구체적인 후속 진행사항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기내식 및 기내 면세품 판매사업은 대한항공의 알짜 사업으로 통한다. 기내식 사업은 총 30여개 글로벌 항공사에 기내식을 공급하며 연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률 20~30%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내 면세품 사업도 지난해 1600억원의 매출을 냈다. 시장에선 두 사업부의 예상 매각 금액을 약 1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기내식 및 기내판매 사업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014년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호텔 사업과 함께 맡아왔던 사업이기도 하다.

기내식 및 기내 면세점 사업 매각대금으로 1조원이 유입될 경우 대한항공은 자구안과 정부지원으로 총 4조2000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대한항공이 연내 상환 또는 차환해야 할 차입금 약 4조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지원받았다. 현재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에 있다. 정부의 기간산업안정자금 대상에도 올라 1조원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받을 예정이다.

대한항공의 이번 매각 결정은 송현동 부지 등 자산 매각이 늦어지면서 우선순위 앞에 서게 됐다. 송현동 부지의 경우 매각가가 5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되지만, 서울시의 공원화 방침으로 인수자 찾기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자 대한항공은 현금 확보를 위해 그간 외부 컨설팅을 받아온 사업부 위주로 매각을 추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크레디트스위스(CS) 등을 통해 조종훈련센터, 항공우주사업본부, 마일리지 사업부, 기내식 사업부, 기내식 면세점 사업부를 대상으로 사업재편 및 자산가치 평가 등의 컨설팅을 받아왔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를 확정했다. 주당 1만4200원으로, 신주 발행 규모는 7936만5079주, 발행금은 1조1270억원이다.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29일이다. 조달한 자금은 내년 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7762억원 규모의 항공기 리스와 4432억원 규모 차입금 상환에 전량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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