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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요정]네오셈, 이자 없는 전환사채 발행…이 자신감 무엇?

  • 2021.03.12(금) 11:00

<기업공시 요점정리>
네오셈, 전환사채 발행결정…이자율 0%, 리픽싱도 없어
아시아나항공 4년째 주총 집중일에 주총개최, 이유는?
한미반도체, 주가부양위해 자사주소각…현실은 주가하락

# 네오셈: 이자 0% 전환사채 발행, 이 자신감 무엇

스마트폰, 컴퓨터 등에 사용하는 메모리반도체의 성능을 검사하는 장비제조업체 네오셈이 9일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함.

전환사채(Convertible Bond, CB)는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 투자자는 일정기간 회사로부터 이자를 받다가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음. 투자자는 주식으로 전환할 때 전환가격 대비 주가가 오른 만큼 차익을 얻을 수 있음.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빌려준 돈을 만기에 돌려받을 수도 있음(원금상환).

네오셈이 발행하는 전환사채 규모는 220억원. 전환사채 발행 방법은 사모. 즉 이미 정해진 특정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채권. 참고로 불특정 다수에게 파는 건 공모 방식.

이번 전환사채를 사갈 투자자는 25곳의 증권사와 이들 증권사에 돈을 맡기고 투자를 위탁한 곳. 공시를 보면 집합투자기구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집합투자란 증권사 등 운용사들이 2명 이상의 투자자로부터 금전을 모아 투자하고 수익이 나면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방식. 네오셈 관계자는 "증권사가 직접 사는 물량도 있고 집합투자 방식으로 49인이하 투자자를 모집해 사는 물량이 섞여 있다"고 답함.

특이한 점은 채권인데 이자율은 0%라는 것. 즉 회사 입장에서는 투자자로부터 돈을 빌리면서 이자를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것. 반대로 투자자는 이자를 받지 않고 돈을 빌려줌. 그럼에도 이자 0% 전환사채를 투자자가 산다는 건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해서 얻을 차익에 확신이 있다는 것.

또 하나 눈여겨 볼 점은 전환가액. 전환가액은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할 때 1주당 바꿀 수 있는 가격을 뜻함. 네오셈은 1주당 전환가액을 3546원으로 결정. 9일 종가 기준 네오셈 주가는 3200원. 전환사채 발행 결정 당시 주가보다 더 높은 금액으로 설정함.

보통 전환사채 전환가액은 현재 주가보다 낮은 가격임. 현재 주가랑 같거나 높으면 바로 주식을 사지 굳이 전환사채를 살 필요가 없기 때문. 전환가액이 현재 주가보다 낮아야 투자자도 추후 주가가 올라 주식으로 전환할 때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음.

또 다른 특이점은 주가가 떨어지면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리픽싱(refixing)도 없다는 것. 주가가 하락에 맞춰 전환가액도 낮춰야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때 투자자 손실이 줄어듦. 그럼에도 리픽싱 조건을 넣지 않음. (유상증자·감자 등 특수한 경우에만 리픽싱이 가능하도록 했음)

이번에 발행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간인 전환청구 시작일은 납입일(2021년 3월 11일)로부터 1년 뒤인 2022년 3월 11일. 사모 전환사채는 발행일로부터 1년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없음.

전환청구기간을 1년이나 기다려야 함에도 전환가액을 현 주가보다 높게 결정한 점,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 조건을 넣지 않은 점은 회사와 투자자 사이에 '어떤 근거가 있는' 자신감을 공유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음.

네오셈은 전환사채를 팔아 얻은 자금을 제조시설 확충(120억원)과 반도체 테스트 장비 및 연구개발, 원자재 구매 등 운영자금(100억원)에 사용할 예정. 돈 빌려 빚 갚는데 쓰는 것이 아닌 투자에 사용하는 것.

☞관련공시: 네오셈 3월 9일 주요사항보고서(전환사채권 발행결정)

# 아시아나항공: "올해도 또 주주총회 집중일에.."

아시아나항공이 9일 '주주총회 집중일 개최 사유 신고'라는 제목의 공시를 냄.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같은 날 하나금융지주, 금호석유화학, 금호산업, CJ제일제당, 크라운제과 등 많은 회사들이 같은 제목의 공시를 우수수 올림.

주주총회 집중일 개최 사유 신고는 말 그대로 주주총회가 유독 몰리는 날에 왜 주주총회를 열게 됐는지 그 이유를 밝히라는 내용임. 3월말은 '슈퍼 주총 데이' 즉, 상장회사들의 정기주주총회가 유독 몰리는 기간임.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2020년) 정기주총을 개최한 전체 상장회사 중 85.5%가 3월말(21일~31일)에 주총을 개최한 것으로 나타남.

이에 따라 주주임에도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주총이 형식적으로 진행된다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2018년 2월부터 주총 집중일에 주총을 개최하면 한국거래소에 신고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시행함.

주총이 언제 몰릴 것인지를 예측하는 업무는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가 진행. 올해 주총 집중일(예상)은 3월 26일, 3월 30일, 3월 31일임.

아시아나항공은 종속회사 결산일정, 감사보고서 수령, 이사회 구성원 업무 일정을 고려해 3월 31일에 주총을 개최한다고 밝힘. 다른 회사들 역시 대부분 비슷한 이유임.

주총 집중일 개최 사유 신고의무 제도가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비판도 나옴.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신고의무제도가 도입된 지난 2018년부터 4년째 주총 집중일에 주총을 개최하고 있음. 이유가 어떻든 공시만 하면 되니 신고의무제도가 정기주총 개최 날짜를 분산하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관련공시: 아시아나항공 3월 9일 주주총회 집중일 개최 사유 신고

# 한미반도체: 주식 태워 주가부양~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만드는 한미반도체가 5일 주식소각 결정을 발표함. 소각할 주식은 기존에 취득한 자기주식 204만1624주. 총 발행주식수(5150만1501주)의 4% 수준.

한미반도체는 이번 자사주소각을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하기 때문에 주식 수만 감소하고 자본금 감소는 없다고 밝힘. 이를 다른 말로 이익소각이라고도 함. 즉 회사가 돈을 벌어 남은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취득한 자사주를 태워버리겠다는 것. 이익소각을 하면 발행주식수가 줄고 자사주를 사는데 쓴 이익잉여금 즉, 현금자산이 사라짐.

그럼에도 한미반도체가 자사주소각을 하는 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 자사주를 다른 사람에게 팔 수도 있지만 상당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

자사주를 소각하면 총 발행주식수가 줄면서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가치가 올라감. 기업의 자사주 소각을 두고 대체로 주가부양에 나선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

다만 자사주소각 결정 공시를 낸 이후 한미반도체 주가는 하락함. 자사주소각을 발표한 5일 종가는 2만2250원으로 전일보다 400원 하락. 이에 대해 하나금융투자 김경민 수석연구위원은 "4일 뉴욕증시 하락으로 반도체 관련주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도 하락하면서 한미반도체의 자사주 소각이 주가상승에 기여하지 못했다"고 평가함.

9일 자사주 소각을 완료한 이후에도 주가는 계속 떨어지는 상황(9일 2만800원, 10일 2만200원).

☞관련공시: 한미반도체 3월 10일 주식소각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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