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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2%↓' 현대차 중국사업 올해는 살아날까

  • 2021.03.15(월) 17:09

[워치전망대-어닝인사이드]
베이징현대, 적자 1조 넘고 유동비율도 불안
"건전성 회복, 딜러 경쟁력 강화, 신차 투입"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자법인 베이징현대(Beijing-Hyundai Motor Company)의 지난해 재무상황에 빨간불이 켜졌다. 시장 대비 급감한 매출이 유발한 불안한 유동비율, 자산의 가치가 훼손되는 손상차손 등이다. 올해는 회복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베이징현대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중국에서 성장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차종에 대한 신차를 공격적으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 "여전히 너무 아픈 손가락"

베이징현대의 지난해 매출은 6조8729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7%(3조3327억원) 감소했다. 매출이 20조원이 넘었던 2016년과 비교하면 4년 만에 매출이 3분의 1도 되지 않게 쪼그라들었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승용차 판매량은 1929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6.8% 줄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타격에도 중국 시장 규모가 10분의 1도 채 감소하지 않았지만 현대차는 3분의 1 가까이 판매가 급감한 것이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장치산업의 특성 상 매출이 줄면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베이징현대의 영업손실은 1조1520억원으로 재작년보다 적자폭이 2배 이상 커졌다. 현대자동차뿐만이 아니다. 기아의 중국 법인 동풍열달기아의 작년 당기순손실은 8355억원, 현대모비스 중국 법인(Beijing Hyundai Mobis Automotive Parts)의 당기순손실은 572억원을 기록했다.

단기부채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도 적성선 아래로 떨어졌다. 유동비율은 1년 안에 현금화 할 수 있는 '유동자산'을 1년 안에 갚아야할 '유동부채'로 나눈 것으로 100~200%가 적정선이다. 작년 베이징현대의 유동비율은 69.6%에 머물렀다. 2016년까지 100%가 넘던 유동비율은 2017년 90%, 2018년 89.9%, 2019년 81.6% 등으로 매년 떨어지고 있다. 1년 내 쥘 수 있는 현금이 같은 기간 갚아야 할 빚의 70%에 그친다는 얘기다.

베이징현대의 자산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현대차의 재무제표를 보면 베이징현대의 장부금액은 78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7.9% 감소했다. 지난해 지분법손실 4986억원이 발생하면서다. 개별기준으로는 지난해 베이징현대에 대해 2212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현대의 장부가는 1조5649억원에서 1조343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중국 공장의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손실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중국 실적 부진은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친 결과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2017년을 정점으로 3년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그나마 고급차 시장은 성장했지만 현대차는 가성비를 앞세운 전략을 유지하면서 시장 대응에도 늦었다. 여기에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대응체계)' 보복으로 한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졌고 지난해엔 코로나19까지 터졌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중국사업에 대해 '여전히 아픈 손가락'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자동차 시장이 2년 만에 성장세로 전환됐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기아는 역주행을 지속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현대·기아차 수술]①中공장 얼마나 더 닫아야…

◇ 올해 반등할까

현대차는 올해 중국에서 바닥을 다지고 턴어라운드를 노리고 있다. 올해 중국 판매 목표를 작년보다 27.6% 늘어난 56만2000대로 잡았다.

연초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 2월 현대차의 중국 승용차 소매 판매량은 2만7000대로 전년동기대비 269% 증가했다. 지난달 중국 전체 승용차 판매 증가율(373%)에 비하면 뒤처지는 성적이지만 코로나19에서 함께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기아의 지난달 소매 판매 증가율은 389%로 시장 성장세를 앞섰다.

현대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악성 재고 물량을 털어내고 베이징현대의 체력(펀더멘털)을 강화할 계획이다. 누적된 재고는 베이징현대의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신차 판매의 경쟁력을 떨어트릴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중국 전략차종인 미스트라의 2세대 가솔린 모델과 전기차(EV) 모델의 성공여부가 중요하다. 아울러 투싼 4세대 모델과 중국전용 다목적차량(MPV) 등도 출시된다. 특히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런칭해 중국 고급차 시장에 도전할 예정이다.

최근 착공에 들어간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HTWO 광저우)을 통해 수소전기차 시장도 선점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법인의 건전성을 회복하고 딜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공격적으로 신차를 투입하고 친환경차 경쟁력도 키우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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