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쇼크’(코로나19)가 덮친 국내 영어교육 절대강자의 참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외형은 3년 전 몸집으로 쪼그라들었다. 수입은 5분의 1 토막이 났다. 국내 영어교육 1세대이자 최대기업인 와이비엠(YBM) 얘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와이비엠홀딩스는 최근 연결감사보고서를 통해 2020년 매출(연결기준)이 21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9년 보다 16.2%(422억원) 감소했다. 2017년(1860억원) 이후 3년 새 가장 낮은 수치다.
수익성은 더 형편없다. 영업이익이 1년 전에 비해 무려 80.3%(301억원) 축소된 74억원으로 5분의 1 토막이 났다. 특히 2012년 3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해 설립된 이래 최저치다.
영업이익률이 좋을 리 없다. 매출에 비해 수익 감소폭이 더 컸던 탓에 전년에 비해 11.0%p 수직하락한 3.4%에 머물렀다. 이익률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도 설립 이래 처음이다.
와이비엠은 2세 경영자 민선식(63) 회장을 정점으로 현재 국내에만 16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민 회장에 이어 지주회사 와이비엠홀딩스가 계열 최상단에 위치하고 자회사 ㈜와이비엠(100%)과 와이비엠에듀(100%), 손자회사 YBM넷 등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다시 말해, 주력사업인 교육사업이 계열사별로 분업화가 이뤄져 있는 까닭에 와이비엠홀딩스의 연결실적(종속회사 국내 5개, 해외 11개 총 16개사)은 사실상 계열 전체의 경영 성과를 한 눈에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와이비엠 계열의 모태이자 주력사인 ㈜와이비엠이 신통치 않았다. 영어학습 교재 및 잡지, 사전, 교과서, 학습지 등 출판사업을 주력으로 TOEIC 및 JPT 등 어학시험 주관 사업 등을 한다.
㈜와이비엠은 2020년 매출(개별) 1060억원을 기록했다. 이 보다 못한 수치를 찾으려면 2005년(907억원)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영업이익은 52억원으로 76.1%(167억원) 축소됐다. 1997년 결산기를 6월에서 12월로 바꾼 이래 앞서 1995년(43억원) 이후 최소치다.
㈜와이비엠 뿐만 아니라 주요 계열사들이 죄다 뒷걸음질 친 모습이다. YBM에듀의 경우는 사정이 더 좋지 않다. TOEIC을 비롯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YBM어학원을 운영, 오프라인 위주의 사업구조를 가진 탓에 ‘C-쇼크’의 타격이 더 컸다.
지난해 매출 579억원으로 1년 전 보다 31.4%(182억원) 감소했다. 2005년(453억원)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영업이익은 아예 46억원 손실을 냈다. 2016년 이후 4년만의 적자전환이다.
유일 상장사인 YBM넷은 온라인 어학 강의를 비롯해 컴퓨터 능력 시험 MOS(Microsoft Office Specialist) 주관, TOEIC, JPT 등 온라인 접수 대행, 디지털콘텐츠 공급 등의 온라인 부문과 유·초등 영어회화 전문학원 ‘YBM/ECC’ 등 오프라인 사업을 벌인다.
매출 526억원으로 2019년에 비해 12.4%(75억원) 감소, 2007년(537억원)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수익성이 신통할 리 없다. 영업손실 12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34억원) 이후 4년만의 영업적자다.
제주에 위치한 한국국제학교(KIS)를 운영하는 와이비엠제이아이에스(JIS)도 수입이 줄어들기는 별 반 다를 게 없다. 매출 276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8.0%(24억원) 줄었다. 영업이익은 63.5%(20억원) 감소한 11억원으로 절반 넘게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