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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만 공격하는 유도미사일 'ADC' 시대온다

  • 2021.10.15(금) 11:46

글로벌 시장규모 2026년 29조원 전망
레고켐바이오·알테오젠·한미약품·셀트리온 기술개발중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암세포에 정확하게 도달해 공격하는 약물기술로 '항체-약물 복합체(ADC)'가 주목받고 있다. ADC가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있어 필수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약물을 이용한 항암치료에서 약물 전달 기술은 중요하다. 암세포를 목표하는 약물이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ADC는 항체에 약물을 붙이는 기술이다. 항체는 체내 면역계에서 특정 항원과 결합해 암과 같은 질병을 치료하는 면역 단백질이다. 암세포만을 정확하게 찾아가는 표적 특이성을 갖고 있지만, 악효를 잘 발휘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약물은 암세포를 공격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표적 특이성이 떨어져 정상세포까지 죽일 수 있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링커로 연결, 두 개의 장점을 극대화시킨다. 링커는 두 개의 DNA를 결합할 때 사용하는 합성 뉴클레오티드 사슬을 말한다. ADC에서는 항체와 약물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항체는 암세포에만 정확하게 도달하도록 돕고, 약물은 강력한 독성 효과로 암세포를 제거한다. 항체가 목표물인 암세포에 정확하게 도달해 약물이 탄두처럼 터진다는 점에서 '유도미사일'이라고도 불린다.

링커 기술은 ADC의 핵심이다. 항체가 암세포에 도달하기 전에 링커가 끊어지면 약물이 정상세포를 공격한다. 반대로 링커가 너무 강력하면 항체가 암세포에 도달하더라도 약물이 떨어지지 않아 효과를 낼 수 없다. 또 항체에 붙는 약물의 수를 결정하는 것도 링커 기술에 달려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받은 최초 ADC 의약품은 2000년 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백혈병 치료제 '마일로타그'다. 이후 18년간 허가된 ADC 의약품은 씨애틀제네틱스의 림프종 치료제 '애드세트리스',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케사일라' 정도다. ADC 의약품 개발이 더딘 이유는 링커 기술의 한계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3년새 링커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ADC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9년 아스트라제네카가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ADC 치료제 'DS-8201'를 대상으로 총 계약규모 69억달러(약 8조원) 규모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ADC 개발이 재점화됐다. 여기에 약물의 치료 효능을 높인 차세대 ADC의 등장으로 ADC 기술은 항암제 분야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ADC 신약 개발에 속속 나서고 있다.

신약개발 기업 레고켐바이오는 국내 기업 중 우수한 ADC 플랫폼을 보유한 바이오벤처로 평가받는다. 자체 ADC 플랫폼 '콘주올(ConjuAll)'을 활용해 고형암·혈액암 등을 타깃으로 하는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다케다제약, 영국 ADC 개발사 익수다 테라퓨틱스 등과 기술수출(L/O) 계약을 체결, 누적 계약 규모만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레고켐바이오는 내년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목표로 ADC 기반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알테오젠도 ADC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ADC의 원천 기술로 꼽히는 자체 플랫폼 '넥스맵(NexMab)'를 통해서다. 알테오젠은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난소암 치료제 'ALT-Q5' 항체를 개량하는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를 등록한 상태다. 알테오젠 측은 이 항체를 이용해 ADC 난소암 치료제 이외의 다른 암 치료제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7월 레고켐바이오, 북경한미약품과 손잡고 ADC 항암제 개발에 본격 뛰어들었다. 북경한미약품이 가진 '이중항체 플랫폼'과 레고켐바이오의 'ADC 플랫폼'을 활용해 차세대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협약 체결 이후 차세대 이중항체 ADC 기반 후보물질 연구에 돌입해 신속한 글로벌 상용화 프로세스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셀트리온 역시 지난 6월 미래에셋그룹과 함께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4700만달러(약 53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결정, ADC 기술 확보에 나섰다. 셀트리온의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 등 항암제에 ADC 기술이 더해지면 보다 다양한 항암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선 향후 ADC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ADC 파이프라인은 대게 희귀의약품 등으로 지정돼 상대적으로 빠른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또 이미 항체 기술을 가진 기업이 ADC를 활용해 적응증을 확장할 수도 있다. 제약바이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ADC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6년까지 248억달러(약 2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ADC 등 플랫폼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려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늘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ADC 플랫폼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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