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가 선언한 '탈(脫) 통신'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 3분기 KT는 5G(5세대) 통신 서비스 가입자 순증 추세와 더불어 AI(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B2B(기업간거래) 사업의 수주액 증가로 영업이익이 30%가량 급증했다.
배당 확대 기조도 이어간다. 지난달 전국 단위 인터넷 사고를 빚은 KT는 4분기 중 400억원가량의 보상액 출혈이 있을 예정이나, 영업이익이 늘어난 만큼 배당 확대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전통사업·신사업 고르게 약진
KT는 3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6조2174억원, 영업이익 3824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 영업이익은 30% 증가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당초 증권업계가 전망한 컨센서스(실적 추정치 평균)를 넘어섰다.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모습이다. 주된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3분기 6.2%로 전년 동기(4.9%)와 비교해 1.3%포인트(p) 올랐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 증가한 3377억원을 기록했다.
유·무선 통신사업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KT의 무선사업 매출은 1조7947억원, 유선전화·초고속인터넷 등 유선사업 매출은 8791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 1% 증가한 수준이다.
5G 통신 서비스 누적 가입자는 561만명으로 3분기(7~9월) 동안 약 60만명 순증했다. 휴대폰 전체 가입자 가운데 39%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3분기 기록한 20%와 비교하면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전통 통신사업과 더불어 각종 신사업도 고른 성장을 이뤘다. 기업회선과 기업IT·솔루션, AI·DX(디지털전환) 3개 부문으로 구성된 B2B 사업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인 수주금액 1조원을 돌파했다. B2B 사업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6% 늘어난 7277억원이다.
B2B 사업 중에서도 AI 플랫폼과 클라우드 사업을 담당하는 AI·DX 부문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AI·DX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난 1612억원을 기록했다. KT는 IDC(인터넷데이터센터)에 대한 기업 수요가 높아 IDC 매출이 35% 늘었다고 부연했다.
주요 자회사들도 높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3분기부터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즌'의 매출이 콘텐츠 자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 실적에 포섭된다. 콘텐츠 자회사 전체 매출은 24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4Q 대형 지출 없어, 배당에 긍정적
KT는 디지코 전환 정책에 맞춰 4분기에도 B2B·B2C 디지코 사업의 매출을 늘려갈 계획이다. B2C 디지코 사업에는 IPTV(인터넷TV)와 스튜디오지니 등 콘텐츠사업이, B2B 디지코 사업에는 AI, 클라우드 기반 사업이 포함된다. 이들 사업의 매출은 3분기 누적으로 전체의 39% 비중을 차지한다.
시장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스튜디오지니는 OTT 시즌 및 밀리의서재 등과 더불어 시너지를 낼 예정이다. 특히 시즌은 내년도 오리지널 콘텐츠 15편을 제작할 예정이며 2023년에는 20여편을 제작하는 걸 목표로 잡고 있다.
김영진 KT 재무실장(전무)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2025년까지 IP(지적재산권) 라이브러리 1000개, 드라마 IP100개를 보유할 예정"이라며 "재무적 성과보다는 콘텐츠 제작 환경 및 그룹 시너지 체계 구축을 우선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4분기에는 영억이익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계절적인 비용(수선비, 용역비 등) 집행과 더불어 네트워크 장애 피해보상액이 400억원가량 반영되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와 같이 28기가헤르츠(GHz) 주파수 손상 비용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 지출을 없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김영진 재무실장은 "4분기에는 네트워크 피해보상 등이 반영될 예정이며 계절적인 비용도 반영될 예정이나, 과거처럼 4분기에 큰 비용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지 않기에 이번 영업이익 증가가 배당 증가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