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 주소 맨 마지막에 붙는 운영자 아이디(ID)가 올 하반기부터 없어진다. 운영자의 ID는 곧 이메일 계정인데, 블로그 주소상 ID가 드러남에 따라 광고성 메일 수신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네이버에 '블로그 주소에 이용자 계정이 노출되지 않도록 개선'을 권고하기로 심의·의결했다.
개인정보위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이용자의 불편신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위는 네이버 블로그 주소에 ID가 노출돼 스팸메일이 발송된다는 국민신문고 민원을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실제 네이버 블로그 주소는 <https://blog.naver.com/'블로그 운영자 ID'>로 구성돼 있다. 네이버를 제외하고 다음, 티스토리, 브런치 등 이용자 수가 많은 블로그는 이용자가 직접 주소를 만들거나, 무작위로 생성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블로그 주소에 ID가 노출될 경우 스팸메일 발송과 해킹 공격에 악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윤정태 조사조정국 조사2과 과장은 "구체적인 건수는 밝힐 수 없지만, (블로그 주소에 노출된 ID로) 스팸메일이 발송된 사실을 다수 확인했고 비슷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가 정부 권고를 즉각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혀 과태료 처분 등은 지양하기로 했다. 또한 다음 블로그 서비스 역시 2005년부터 네이버와 같은 주소 생성 체계를 사용했으나, 2019년 들어 개선한 사례 등이 있었음을 참조했다.
윤정태 과장은 "네이버 측이 블로그 주소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민간에 자율적인 시정을 맡기기로 했다"면서 "금년 하반기 중으로 한다고 했는데 좀 더 빨리 개선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정보위는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공공기관의 개인 신상 정보 유출로 발생한 '이석준 살인사건'에 대한 대응방향을 밝혔다. 개인의 정보보호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개인정보위는 위법 행위를 한 공공기관에 과태료 처분 등을 내릴 수 있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해당 기관과 공무원 당사자에 엄중 조치할 예정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에 따르면 대가를 수수하고 개인정보를 넘긴 이 공무원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최영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부위원장은 "이 사건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공공기관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사건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조속히 해소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신속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며 "위법 공무원에 대한 가중처벌 등 제도개선 방안도 마련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