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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테슬라'…자율운항선박 언제 뜰까

  • 2022.05.08(일) 09:00

[테크따라잡기]
자율운항 선박 기술 개발 속도
효율성·안전·환경·비용 등 장점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조선 업계에서 자율운항선박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어요. 자율운항선박은 자율주행자동차처럼 사람 없이도 기상 상황과 주변 선박, 암초 같은 해상 장애물을 파악해 스스로 운항하는 선박을 말하는데요. 이런 까닭에 유명한 전기차 기업 이름을 따서 '바다의 테슬라'라는 별칭도 붙었습니다.

다만 제도적 기반이 미비한 상황인 것도 현실입니다. 국내에선 선박 관련 법령에 정의나 자율운항 등급별 선박을 구분하는 기준이 없다고 하니까요. 이런 상황인데도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사들은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현재 자율운행선박 관련 시장 상황은 어떤지 간략히 살펴봤습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시장 전망 밝은 자율운항선박

시장조사기관 어큐트마켓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운항선박 시장은 지난해 약 95조원 규모에서 오는 2025년 18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자율운항선박은 해운물류분야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과 사회적·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자율운항선박을 도입하면 물류 흐름이 10% 이상 개선되고 해양사고는 7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죠. 운용 비용도 22% 이상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인건비뿐 아니라 해상사고에 따른 손실, 보험 비용 등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사람이 아닌 일종의 인공지능(AI)이 정교하게 선박을 운항하므로 효율적인 선박 운용이 가능하고, 이에 따라 에너지도 덜 쓰기에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해외는 어떨까요.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 기업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선 정부 주도로 자율운항선박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요. 

핀란드는 오는 2025년까지 연안 선박 무인화, 오는 2030년까지 국제운항선박의 무인화를 추진하고 있죠. 일본도 오는 2025년까지 자율운항과 원격제어, 자동 이·접안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일본 최대 해운사인 '미쓰이OSK라인'은 올해 1월 세계 최초로 컨테이너선 자율운항을 성공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단 한명의 선원도 없는 배가 300km에 달하는 바닷길을 운항했다는데요. 출항부터 운항은 물론이고 목적지에 도착해 정박하는 단계까지 배 혼자 움직였다는 겁니다.

우리 정부도 '자율운항선박 분야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맵'이란 걸 작년 10월 내놨는데요. 관련 제도 개선과 기준 마련 등을 통해 2025년까지 '부분자율운항'을 마치고 2031년부턴 '완전자율운항'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구상입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은 자율주행차와 비슷하게 자율화 등급이 있는데요. 1단계는 자동화 프로세스를 갖춘 수준이고, 2단계는 원격 제어를 할 수 있으나 선원이 승선하는 선박입니다.

그리고 3단계부턴 선원이 승선하지 않으나, 원격으로 제어를 하는 것입니다. 4단계는 그야말로 완전히 자율운항하는 단계를 말합니다. 사람이 한명도 타지 않았는데 바다 위를 유유히 다니는 국산 선박을 2031년 무렵엔 볼 수 있는 것일까요.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기술 개발 상황은

국내 조선사들의 개발 상황은 어떨까요.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가상공간에서 자율운항 여객선을 시운전하는데 성공했다고 하는데요.

이를 통해 엔진 등 주요 기관을 포함해 자율운항·전기추진·원격관제 등 자율운항에 필요한 기술을 점검하는 것입니다. 

가상의 해상환경이긴 하지만 출항부터 항해, 고속운항, 접안 등 실제 선박의 운항 시나리오를 그대로 재연해 선박의 안정성을 검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하는데요.

가상으로 하는 시운전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현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극한의 조건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가 아니기 때문에 비용도 절감할 수 있고요.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월 세계 최초로 LNG 운반선에 대한 가상 시운전을 성공한 바 있기도 합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인공위성통신을 활용한 '기자재 상태 진단 스마트십 솔루션'이 자율운항선박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이 기술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로부터 해당 분야 최고 등급인 'GS'(Good Software) 1등급 인증을 획득했다고 하는데요.

기자재 상태 진단 솔루션은 인공위성통신을 활용해 해상에서 운항 중인 선박의 각종 장비에서 운전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육상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식으로 작동합니다.

이때 주요 장비와 기자재의 결함 등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이를 시정할 수 있도록 최적의 해결 방안을 제공하고요.

선주는 선박 주요 장비의 문제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으니 안전한 선박 운항을 꾀할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업계 최초로 LNG-FS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설비) 2척에 이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같은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국내외 조선 업계의 관심과 기술 개발이 미래에 어떤 결과를 만들까요. 코로나19 이후 전세계가 물류 대란을 겪고 있으니 자율운항선박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겠죠. 좀 더 속도를 내되, 안전성을 더욱 높인 선박이 등장하길 기대해봅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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