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나은수기자] HD현대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 회사인 아비커스가 자율운항 레저보트를 선보였다. 아비커스는 올 하반기 중 레저용 보트 고객 대상으로 시승회를 실시한 뒤, 내년 레저용 보트 자율운항 솔루션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단 계획이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12일 보트 시연회를 마친 뒤 "1단계 솔루션인 하이나스(HiNAS)를 이미 상용화해 210건을 수주하고, 10척에 탑재해 인도했다"며 "올해 말 미국 시장에 자율 운항 레저용 보트를 선보인 뒤, 본격적으로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7개 눈 달린 자율운항보트
이날 선보인 레저용 보트엔 아비커스가 개발한 항해보조시스템 '나스 2.0'이 탑재됐다. 주변 환경과 선박을 스스로 인지해 조타 명령까지 내리는 자율운항 2단계가 적용됐다. 내부에 장착된 태블릿 PC에 좌표(목적지)를 설정하면 보트 스스로 최적 경로를 찾고 자율 운항을 하는 방식이다.
자율운항의 핵심은 선박에 장착된 총 7개의 카메라에 있다. 선박의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는 '인지-제어-판단'의 프로세스를 거쳐 자율운항을 구현한다.
아비커스 관계자는 "자율운항 기술은 크게 인지, 제어, 판단으로 나뉘는데 그 중 가장 핵심은 인지다"며 "주변에 있는 장애물이 사람인지, 선박인지 정확하게 인지해야 그 이후 제어와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인지를 위해선 많은 양의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자율주행보트는 딥러닝 기반으로 이뤄지는데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이 기술이 더 정교해진다.
아비커스 관계자는 "테슬라가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을 하는 것처럼 자율주행보트 역시 그 매커니즘이 같다"며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주변 사물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지 능력이 더 고도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선박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아비커스에 모두 적용되기 때문에 데이터 축적면에서 다른 자율주행 솔루션에 비해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 대비 자율운항 선박은 더 정교한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와 달리 보트는 파도, 날씨 등 더 많은 변수가 존재해서다. 이러한 변수를 극복하기 위해선 더 많은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다.
아비커스 관계자는 "예를 들어 선박을 도킹(자동차의 주차)할 때 물살, 파고 등 변수에 따라 상황이 매번 달라지는 등 자율주행차에 비해 더 많은 외부적 변수들이 존재한다"며 "현재 상용화는 가능하지만 더 정교한 자율 운항을 위해선 기술력을 한층 더 끌어올려야 하고 이것이 아비커스의 숙제"라고 말했다.
"레저용 보트, 내년 상용화 목표"
아비커스는 현재 미국 선급으로부터 하이나스 2.0 자율운항 결과 증명서를 발급받는 중이다. 올 하반기 하이나스 2.0을 상용화하는게 목표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현재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를 상선용 선박 210척에 적용한 상황"이라며 "이렇게 빠른 속도로 상용화한 것은 아비커스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올 연말엔 미국에서 하이나스 2.0을 탑재한 자율운항 보트 시연회를 갖는다. 레저용 보트 시장 규모가 큰 미국부터 공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임 대표는 "오는 10월엔 하이나스 2.0을 탑재한 레저보트를 미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며 "아비커스의 비전은 대형 상선, 레저보트 등 자율운항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향후 자율운항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어큐트마켓리포츠는 자율운항 선박 및 관련 기자재 시장이 연평균 12.6%씩 성장해 2028년에는 2357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