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및 기관에서 1900건에 육박하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별로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항암제에 대한 연구개발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은 지난 2월부터 약 한 달간 국내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자체 조사와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 자료를 취합한 결과 360개 기업 및 기관에서 1833건의 신약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업과 대학교, 연구소, 병원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이에 따르면 산업계에서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이 73%인 1337개로 가장 많았으며 학계가 439건, 연구계 30건, 병원계 25건 등이었다. 물질 유형별로는 저분자가 가장 많은 579건으로 전체의 31.6%를 차지했다. 항체‧재조합 단백질‧펩타이드 물질을 활용한 바이오 신약개발이 410건, 핵산‧바이러스, 유전자변형, 줄기세포 등 유전자 연구개발이 349건으로 뒤를 이었다. 천연물과 백신은 각각 117건, 62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천연물은 산업계보다 학계에서 더 많이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별로는 항암제 연구가 가장 활발했다. 항암제는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개발 비중이 가장 높은 질환으로 국내에서는 698건(38.1%)이 개발 중이다. 중추신경계의약품이 207건(11.3%)으로 국내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절반가량이 두 질환에 집중돼 있었다. 이밖에는 △감염성질환 152건 △대사질환 144건 △면역계질환 132건 △안과질환 73건 △심혈관질환 6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단계별로 분석한 결과 전체의 약 20%가량은 임상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임상1상이 가장 많은 173건이었으며, 2상과 3상은 각각 144건, 57건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이 후보물질 선정 이전의 초기 단계(944건)와 비임상 단계(463건)였으며 신약승인신청(NDA) 단계나 바이오의약품승인신청(BLA) 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도 52건 있었다.
묵현상 사업단장은 "1883건의 파이프라인은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해도 나쁘지 않은 정도"라며 "선행사업인 범부처신약개발사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의 뒤를 있는 글로벌 혁신신약이 탄생할 수 있도록 유망과제에 다각도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 중인 메가펀드를 통해 사업단이 임상2상까지 지원해서 좋은 데이터가 나오면 글로벌 시장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임상3상 진입을 통한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메가펀드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