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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 속수무책…주말 카카오 세상 블랙아웃

  • 2022.10.16(일) 13:01

카톡부터 택시·가상자산 거래까지 먹통
최장시간 장애…17시간 넘게 복구 안돼
선례·약관 없어 피해 보상 어려울 듯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먹통' 사태가 하루 가까이 계속되면서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번 '먹통' 사태는 카카오톡 역사상 최장 시간 서비스 장애로 기록됐다. 특히 카카오톡은 물론 카카오T 앱,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불편이 가중됐다.

카카오 측은 데이터센터 한곳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에 따라 복구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같은 센터에 입주해 있는 네이버 등 서비스는 대부분 정상적으로 운영되면서 카카오 측의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장애 10시간 만에 일부 기능 복구

16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은 이날 오전 1시 31분께부터 텍스트 메시지 수·발신 기능이 일부 복구됐다. 이후 서비스들이 하나둘씩 정상화되면서 오전 11시 25분께부터는 PC 버전 로그인도 가능한 상태다.

카카오 측은 "많은 분들께서 불편을 겪고 계신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든 분이 편리한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조속히 모든 기능을 정상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번 카카오톡 '먹통' 사태는 전날 경기 판교 SK C&C 판교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SK C&C 데이터센터에는 카카오, 네이버,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이 입주해있다. 아직까지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카카오 측은 서비스 장애를 인지한 즉시 이원화 조치를 적용했지만 데이터센터 한곳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 서비스 복구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일부 서비스나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이중화조치를 통해 복구가 가능하지만, 데이터센터 한곳 전체가 영향을 받은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처리하는 양이 많아 다른 데이터센터로 이원화하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했다.

다만 카카오 측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같은 데이터센터에 입주해 있는 네이버 역시 라이브커머스 등 일부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했으나, 약 3시간 만에 복구됐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데이터센터는 기본적으로 분산돼 갖춰져 있어야 하고, 재해대응체계 훈련이 사전에 이뤄졌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삼성의 경우 과거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를 교훈 삼아 데이터를 이중화, 삼중화하고 해외에도 데이터를 복제해 두고 있다. 이런 것들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주말 곳곳 불편 이어져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가 17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이용자들은 카카오톡 먹통 사실을 모르다 뒤늦게 문자나 통화로 연락해야 했다.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지 못해 불편을 겪는 시민들도 많았다.

택시 호출 서비스에서도 불편이 속출했다. 주말 나들이에 나섰던 가족들은 다른 앱을 이용하거나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아야 했다. 택시기사용 앱이 먹통 돼 콜을 받지 못하는가 하면, 카카오 내비 오류로 길을 찾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피해도 이어졌다. 카카오 계정을 연동하는 가상자산 거래앱 업비트 등의 접속이 제한되면서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다만 서비스 장애로 인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초유의 사태로 선례가 별로 없는 데다 무료 서비스는 보상 근거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 약관에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 등 유료 서비스 장애 발생 시 이용자에게 보상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카카오톡 같은 무료 서비스에는 이 같은 보상 근거가 없다.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장애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보상 등에 대한 문제는 복구 이후 피해 규모 등 상황을 파악해 논의될 문제"라고 했다.

남궁훈·홍은택 대표 사과

카카오톡 역사상 최장시간 장애에 회사 측은 공식 사과했다.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는 전날 사과문에서 "오늘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톡을 비롯한 다음, 카카오T,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불편을 겪고 계신 모든 이용자분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들은 "카카오는 모든 데이터를 국내 여러 데이터센터에 분할 백업하고 있으며, 외부 상황에 따른 장애 대응을 위한 이원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화재가 발생한 직후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이원화 조치 적용을 시작했다"면서 "다만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곳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해당 조치를 적용하는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카오는 이번 화재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현재 입주해 있는 데이터센터 업체에 사고 원인을 전달해 안전 점검 및 사고 예방 조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예정"이라며 "향후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그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서비스를 평소와 같이 이용하실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적 재발 방지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장애 발생 즉시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을 구성해 관계기관, 사업자와 함께 복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직접 화재 현장을 찾아 유감을 표했다.

이 장관은 "어제 발생한 서비스 장애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드리게 된 데 대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는 향후 이러한 문제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중요한 부가통신서비스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등 필요한 제도적·기술적 방안들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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