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운항이 본격화되면서 존폐위기까지 처했던 지방공항도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김해공항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의 수요를 거의 회복했다. 지방공항 효자 노선이었던 중국까지 전면 개방되면 회복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24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1~2월(23일까지)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수는 총 92만6570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1~2월 국제선 여객수(177만4675명)의 79% 정도다. 가까운 일본 노선이 대거 증편되면서 수요가 단번에 늘어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전부터 김해공항은 인천공항 다음으로 국제선 수요가 많은 곳이었다. 지난해 지방공항 방역 규제가 완화된 후 가장 먼저 증편 러쉬가 있었던 곳도 김해공항이었다. 부산을 거점지로 둔 에어부산을 필두로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이 이곳에서 하늘길을 오가고 있다. 가장 많은 노선은 일본으로 최대 주 7일 운영 중이다.
이 기간 제주공항에서 국제선을 이용한 여객수는 6만3415명, 대구공항 13만2641명, 청주공항 1만7692명, 양양공항 2만4382명으로 나타났다. 3년 만의 최대 규모다. 무안공항에서는 수요에 맞춰 전세기를 띄우는 방식으로 국제선을 운영 중이다.
항공업계는 운항 노선을 추가 확보 중이다. 에어부산은 오는 3월 말부터 부산~가오슝 노선을 재운항한다. 부산~타이베이와 나트랑 노선은 각각 매일 왕복 2회, 매일 왕복 1회로 증편한다. 부산~칭따오, 옌지 노선 주 1회 재운항도 준비 중이다. 에어부산은 국제선 수요 회복에 맞춰 김해공항 국제여객청사 출국장에 있는 라운지 운영도 3년 만에 재개한다. 티웨이항공은 청주~일본·동남아 증편을 내부 검토 중이다.
지방공항 국제선 운영이 본격화됨에 따라 항공사들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진에어와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도 연내 분기 실적에서 적자를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방공항 국제선 수요는 연말이면 팬데믹 이전 수준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상화를 위해 정부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승객 유치 차원에서 관세청은 지난달부터 지방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항공기에서도 면세품을 판매할 수 있게 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방공항과 해외 공항을 연결하는 신규 노선을 발굴한다는 청사진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도 최근 우리나라를 상대로 단기 비자를 발급하는 등 서서히 문턱을 낮춰가고 있다"면서 "늦어도 내년 초께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