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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인디아]①글로벌기업 러쉬 배경엔 이것 있다

  • 2023.08.02(수) 16:17

모디노믹스, 조 단위 지원금 지급
중국 넘을 인구수…내수에 성장률까지 더해져

/그래픽=비즈워치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골이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싸고 더 깊어지면서, 인도가 새로운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마이크론·AMD·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 등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의 인도행에 속도가 붙고 있어요. 애플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의 인도 투자계획도 전해지면서 ‘탈중국’의 대안으로 인도가 조명을 받고 있죠. 인도가 제조업 투자처로 부상하는 이유와 배경을 살펴봤습니다. 미-중 틈바구니에 끼인 한국 기업들이 가야 할 방향이기도 합니다. [편집자]

인도정부의 글로벌 유인책 '지원금' 

인도 '모디노믹스' 주요내용./그래픽=비즈워치

인도의 약진 중심에는 올해로 취임 10년차를 맞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친기업 정책이 자리합니다. 모디 총리는 대대적인 투자 지원책을 연이어 꺼내 들고 있는데요. 이를 아울러 ‘모디노믹스’로 칭합니다.

모디노믹스의 핵심으로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이 꼽힙니다. 외국인 투자를 통해 제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함이 골자입니다. 

지난 20년간 빠른 경제성장을 달성한 인도가 고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제조업 육성’에 공을 들이기로 한 겁니다. 제조업은 자본과 기술의 집약성, 높은 규모의 경제 실현 및 교역 가능성 등 특징을 보유하고 있어 경제성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해당 전략 초기에는 사업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췄고, 이후엔 제조업체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꾸준히 추진했는데요.

‘생산연계 인센티브(PLI·Production-linked incentive)’ 제도가 주축이 됐습니다. 1991년 인도의 경제개방이 시작된 이후 가장 적극적인 제조업 육성정책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PLI 제도는 대규모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제조업 지원책으로, 사전에 선별된 국내외 제조업체는 투자·매출·국내 부가가치 등 산업별로 다른 조건부를 매년 달성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목표를 달성할 경우 5년에 걸쳐 매출액 증가분의 4~6%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지급합니다. 인도 정부는 PLI 제도를 통해 인도 내에서 생산하는 국내외 제조업체에 350억달러를 2020년대 중후반까지 지원할 계획입니다.

지원금의 상당 비중은 신성장산업에 집중되어 있어요. 한국 기업 가운데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PLI 혜택을 받을 기업으로 지난해 선정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전자제품(휴대폰), LG전자는 백색가전제품 산업으로 각각 배정돼 지원금을 받고 있죠.

산업별 카테고리 중에선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에 가장 큰 규모의 지원금이 투입됩니다. 지정학적 변화로 반도체가 곧 전략산업으로 부상했고 휴대전화와 가전 등 반도체를 탑재한 내구재에 대한 소비가 대폭 확대될 것을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시설 건립 시 인도 정부가 비용을 절반 부담하고, 각 주 정부에서 20%의 재정을 추가 지원하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해외 반도체 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100억달러, 한화로 약 13조원의 보조금을 별도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인센티브 정책은 투자잔액의 급증으로 이어졌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및 대한무역진흥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프로젝트의 투자잔액 중 금속·건설자재 등 자원 집약적 산업의 비중이 줄어드는 반면 화학·기계 등 중·고 기술을 사용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의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국 역전할 인도 인구…소득성장도 뒷받침

주요국 인구 추이 및 전망./그래픽=비즈워치

글로벌 기업들의 연이은 인도행 결정 배경엔 ‘내수시장 성장’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우선 14억명이 넘는 인구가 내수 소비를 든든히 지탱하고 있어요. 유엔이 발표한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도의 인구는 14억1000만명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습니다. 올해 인도 인구가 중국을 역전한 후 2050년까지 격차가 더 커질 전망입니다.

인도의 빈곤율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데요. 하루 1인당 소비 3.65달러 미만 인구 비율은 지난 2004년 77%에서 2015년 61%, 2019년에는 45%로 줄었습니다. 빈곤층이 축소되고 중산층이 확대되는 추세죠. 때문에 대형 가전제품 등 구매 소비층 확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빈곤율이 준다는 것은 경제성장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요. 지난 1일 IMF는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을 6.1%로 전망, 내년엔 6.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이 3.0%이고 신흥·개발도상국 평균치가 4.0%인 점을 고려하면 단연 돋보이는 성장세입니다. 앞서 인도는 2021년 8.8%, 2022년 6.9%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바 있어요. 이처럼 인구와 개인 소득이 함께 늘어나니 내수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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