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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인디아]②삼성·SK 반도체 투자할까

  • 2023.08.03(목) 06:20

최근 3년간 해외기업 인도 투자 30건 넘어
“반도체 투자 지금은 시기상조…장기적으론 인도 활용해야”

/그래픽=비즈워치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골이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싸고 더 깊어지면서, 인도가 새로운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마이크론·AMD·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 등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의 인도행에 속도가 붙고 있어요. 애플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의 인도 투자계획도 전해지면서 ‘탈중국’의 대안으로 인도가 조명을 받고 있죠. 인도가 제조업 투자처로 부상하는 이유와 배경을 살펴봤습니다. 미-중 틈바구니에 끼인 한국 기업들이 가야 할 방향이기도 합니다. [편집자]

껄끄러운 중국-인도 관계도 한 몫

글로벌 다수 기업들이 중국 대신 인도를 택하는 데엔 국제정치적 사연도 얽혀있습니다.

2017년 인도군과 중국군의 대치가 있고 난 뒤 2020년엔 유혈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인도와 중국의 외교적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어요. 이후 인도는 대중 수입 규모를 조정하고 사업활동 제한 및 세무조사 등을 통해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미국 주도로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에 참여하는 등 대중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선진국들의 전략에 인도가 적극 나서고 있어요.

이처럼 인도가 외교적·경제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대신 선진국들과의 경제 관계를 강화하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는 거죠.

최근 3년간 해외 주요기업들의 인도 투자는 30건이 넘습니다. 특히 지난해 반도체를 비롯해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산업 내 주요 기업들의 대인도 투자계획이 발표되면서 글로벌 생산기지의 인도 이동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해외 주요기업들의 인도 투자 현황./그래픽=비즈워치

삼성반도체·SK하이닉스는 투자 미정…이유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인도 진출에 대한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인도 내 반도체 생태계가 초창기 수준이라 이들이 인도행을 결정하는 데에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유인하고 있으나, 이들이 주력으로 내세우는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판매가 인도 내수시장에서 이뤄지기엔 아직 무리라는 설명입니다.

한형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 연구위원(인도·남아시아 담당)은 “최근 인도가 반도체 산업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제안하고 있으나 이제 막 시작된 단계여서 성숙기까지 접어들기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반도체 중에서도 미세공정 작업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제품들, 가령 가전제품이나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당장 인도 투자를 강행하기엔 위험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도 “경기가 둔화되고 미-중 갈등에 끼인 상황에서 생산설비 투자를 늘리는 것은 부담”이라며 “당장은 기술개발 투자를 늘리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라는 입장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인도의 대내외환경 변화를 고려해 한국 기업들이 진출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국제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인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김경훈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인도·남아시아 담당)은 “인도 인프라 개선에 대규모 투자가 집행되면서 엔지니어링 및 정보통신 시스템 시장에서 큰 수요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도로·철도·항만·물류·유통 시장도 활성화될 것”이라며 “반도체와 재생에너지 등 신규 진출하는 산업의 경우엔 인도 기업들이 기술 및 자금 확보를 위해 글로벌 제조업체와 협력관계 구축에 우호적이므로 인도 기업과의 합작 및 협업 방안을 마련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시리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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