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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흔들려도 R&D '꿋꿋'…삼성전기의 '뚝심' 통할까

  • 2023.12.26(화) 07:40

3분기 매출 대비 연구비 비중 '6.6%'
매출·영업익 급감 불구 연구개발 집중
'전장·서버' 고부가 위주 체질개선 드라이브

/그래픽=비즈워치

삼성전기가 실적 부진에도 불구, 꾸준한 투자집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연구개발비다. 올해 3분기 삼성전기는 전년 동기 대비 8000억원 가량 줄어든 매출을 거뒀음에도, 전년 동기와 동일한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이에 이 기간 삼성전기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6.6%까지 상승했다.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이지만, 중장기적 관점서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는 필수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장덕현 사장 '기술혁신' 뚝심

삼성전기 매출 및 연구개발비 변화./그래픽=비즈워치

삼성전기가 연구개발비를 매년 증액하고 있다. 삼성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삼성전기 연구개발비는 △2020년 4605억원 △2021년 5671억원 △2022년 577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과 2021년 5.9%였던 수치는 2022년 6.1%로 올랐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실적이 둔화된 올해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삼성전기의 연구개발비용은 435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 51% 급감했으나 같은 규모의 연구개발비용을 집행했다. 

이에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6.6%로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LG이노텍의 관련 수치가 4%대인 것을 고려하면, 삼성전기가 상당히 공격적인 투자집행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장덕현 사장의 '기술혁신' 전략이 배경이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테크’와 ‘미래’라고 할 정도로 기술혁신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다. 장 사장은 취임 이후 줄곧 "선도적 기술을 보유한 1등 테크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11월 삼성전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도 "100년 기업을 향한 끊임없는 혁신으로 기술한계를 극복해 전자산업 발전에 기여하자"고 주문했다. 당시 장 사장은 △엔지니어링 △혁신 △디지털 미래 등 3가지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스마트폰 위주 사업구조 탈피 목표

궁극적으로 삼성전기는 '전장'과 '서버·네트워크' 등 두 가지 사업에 집중, 기술혁신에 방점을 찍을 계획이다. 기존 스마트폰 위주의 포트폴리오에서 탈피해 미래 먹거리 사업 확대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로봇과 에너지 등 신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선다. 고성장·고부가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함으로써 중장기 실적 개선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장 사장도 직접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장사업이라는 큰 파도에 올라타야 할 때”라며 “앞으로 삼성전기는 차량용 부품회사로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연구개발에 대한 진심은 최근 임원인사에서도 엿보인다. 삼성전기는 지난 17일 삼성전자에서 미래 먹거리 확보 역할을 맡았던 임원을 영입, 중앙연구소장에 임명했다. 중앙연구소는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곳이다. 삼성전기는 내년부터 전장·서버 부품을 비롯한 신사업 혁신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삼성전기는 올해 4분기에도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적 반등이 기대되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부터다. 시장은 내년께 화웨이 등 중국 고객사 출하량 확대 및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 확대에 따라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2년간의 이익 감소세를 딛고 내년 영업이익이 8692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반등할 것"이라며 "분기별로는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이 1835억원, 2분기 2118억원으로 전기 대비 각각 37%, 15%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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