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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Z플립·폴드5 덕에 매출↑, 경쟁심화에 이익↓

  • 2023.10.26(목) 16:30

3Q 영업익 1840억…전년 대비 40.8%↓
비수기 4Q 견딜 '전장', 내년부터 회복

/그래픽=비즈워치

삼성전기가 올 3분기도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폴더블폰 출시 효과로 매출은 선방했지만 수익성이 떨어져 내실을 챙기지 못했다. 

올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삼성전기는 내년 실적 반등을 목표로 설비투자 감소를 비롯한 경영 효율화를 지속해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수요 둔화에 수익성 '주춤'

삼성전기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3609억원, 영업이익 1840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6.3% 늘었다.

매출 증가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폴드5 출시가 주효했다. 삼성전기는 "주요 거래선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으로 고부가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및 폴디드 줌 등 고성능 카메라모듈 공급을 확대해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0.2%, 전년 동기 대비 40.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 9.2%에서 7.8%까지 줄었다.

이는 엔화 약세가 부정적 영향을 미친 데다 일본 무라타 등 부품 공급업체 간 경쟁이 심화된 탓이 컸다. 영업이익은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밑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3분기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을 2262억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김원택 삼성전기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스마트폰 등 IT 세트의 본격적인 수요 회복은 아직 미진하고, 그동안 견조한 성장을 보였던 전장도 3분기 들어 수요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여기에 계절적 수요 증가 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 및 엔화 약세 상황이 더해져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Z5' 출시 효과에도…

사업부문별로 보면 주력인 컴포넌트 부문 외에는 모두 부진했다. 유일하게 선방한 컴포넌트 부문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한 1조95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주요 거래선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 계절적 요인으로 IT용 수요가 확대된 동시에 전장·서버 시장의 수요가 견조해 IT·산업·전장 등 전 응용처에서 MLCC 공급이 증가했다는 게 삼성전기 측 설명이다.

박규택 컴포넌트 사업부 팀장은 "스마트폰 출시 등 계절적 수요 증가 요인과 더불어 MLCC 재고 소진이 상당 부분 진행돼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재고일수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래픽=비즈워치

광학통신솔루션 부문과 패키지솔루션 부문은 각각 매출 8252억원, 43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4%, 20.4%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전 분기 매출과 비교하면 광학통신솔루션 부문은 6.3%, 패키지솔루션은 0.5% 증가했다. 국내외 거래선향 폴더블폰용 및 고사양 트리플 카메라모듈 등 고성능 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5G 안테나용 및 모바일 메모리용 BGA(볼그리드 어레이) 공급이 확대된 덕이다.

특히 작년 말 국내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서버용 FC(플립칩)-BGA매출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안정훈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상무는 "올해 서버용 FC-BGA는 당초 물량 대비 확대된 공급 요청에 원활히 대응해 고객사들로부터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인정받았다"며 "3분기부터는 신규 거래선 대상 서버용 FC-BGA 공급이 확대되면서 PC용 FC-BGA의 수요 부진을 일부 만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4분기까진 약세

3분기에 이어 4분기 분위기도 좋지 않다. 연말은 고객사의 부품 재고 조정에 따라 출하량이 통상적으로 감소하는 시기다. 삼성전기는 올해 4분기 역시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4분기는 외부 환경 불확실성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연말 계절성에 따른 부품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매출 약세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전기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전장 및 산업용 등 고성능 제품을 중심으로 제품 경쟁력과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먼저 IT용 소형·고용량 등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고신뢰성 전장용 MLCC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IT용 MLCC는 전 분기 대비 수요 증가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북미 스마트폰 고객사의 신모델 판매 본격화에 따른 소형·고용량 MLCC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전장용 MLCC는 재고 소진 우선 영향으로 일시적인 수요 둔화는 있겠지만, 미국·유럽 거래선의 신규 프로젝트 진입을 확대하는 등 내년 수주 물량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기의 전기차용 MLCC./사진=삼성전기 제공

광학통신솔루션 부문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 신제품 생산 수요로 매출 부진을 만회해 보겠다는 계산이다. 폴디드 줌 등 고성능 카메라모듈 신규 공급을 통해 고부가 시장 공략을 지속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장용 고화소 제품의 공급 확대와 거래선 다변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패키지솔루션 부문은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및 ARM 프로세서용 BGA 기판의 공급을 늘리고,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서버·네트워크용 등 고부가 반도체기판의 판매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FC-BGA는 중장기 성장이 예상되는 고성능 서버 네트워크용 기판과 자율주행이 확대되는 전장 부문에서 하이엔드 기판 제품의 수주를 확대하고 고객 다변화를 꾀하겠다"고 언급했다. 

회복은 내년부터

삼성전기는 내년 이후 본격적인 업황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PC, 스마트폰 등의 수요가 내년부터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유망 분야로 투자를 지속했던 전장·서버 사업 등도 내년부터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주요 세트의 수요가 올해를 저점으로 내년 점차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고, EV(전기차)·서버·네트워크 등 삼성전기가 그동안 역량을 집중해왔던 분야가 견조한 성장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내년 실적은 올해 대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년 투자 규모도 올해 대비 줄인다. 최근 2년간 진행됐던 서버용 등 패키지기판 사업 확대 관련 대형 투자 프로젝트가 올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다. 그러면서도 동안 확대해 왔던 산업·전장·특수품을 포함한 MLCC와 인덕터 등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는 지속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실적 개선을 위해 유망 분야 관련 사업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고성장,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혁신하는 한편 생산성 향상, 품질 안정화, 원가 절감 등 내부효율 제고 활동을 지속해 개선된 실적을 시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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