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김희정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4'의 스타트업 전시관 유레카파크(Tech West). 이 곳에 참가한 1200여곳 중 절반 이상이 한국 기업일 만큼 'K-스타트업' 열기가 뜨거웠다. 이들은 인공지능(AI)과 헬스케어, 모빌리티, 그린테크 등 분야에서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CES에 참여한 넥스트페이먼츠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솔루션 기업이다. 고객 연령대, 성별을 파악해 맞춤형 메뉴를 추천하는 지능형 키오스크에 오픈 AI 언어모델을 도입했다. 한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주문해도 AI 언어모델이 스스로 알아듣고 주문을 입력해 준다. 키오스크 조작이 서툰 고령층 등의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가게 운영 지원 솔루션에도 AI를 결합했다. 요일별 주문 횟수, 고객 반응 분석, 광고 노출도 효과 등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AI 비서에게 경영 전략 개선방향, 성과 예측 등의 조언을 전달받을 수 있다.
스마트 축산 시스템 개발회사인 트랙팜은 AI 기능을 탑재한 카메라로 24시간 농가 내 모든 돼지의 움직임을 데이터화 한다. 식사, 배변, 수면 등 건강 및 행동패턴 전반을 인식해 돈사 관리 전반을 최적화 할 수 있는 것이다. 단순 센서를 사용하는 기존 자동화 시스템에서 더 나아간 강화학습 AI 기반의 스마트 축산 시스템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US&K는 AI를 기반으로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인식하는 기기를 선보였다. 휴대폰, 로봇, 자동차 등 모든 기기에 접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운전 중 사이렌 소리를 듣지 못해도 모니터상 알람을 울려 알려주는 방식이다. 사람이 걸어 다니고 운전할 때 눈과 귀를 모두 사용하는 것처럼 청각 센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현재 스마트 서빙 로봇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솔루션을 운영하는 라이펫은 뒷모습 사진 1장으로 반려견의 슬개골 탈구를 탐지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자체 앱 촬영 가이드라인에 맞추면 슬개골 탈구 외에 비만도, 치주질환 등을 조기에 잡아낼 수 있다.
국내 공기관리 솔루션 에어몬도 CES에 부스를 꾸렸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개발한 터치 스크린 살균 키오스크가 주요 제품이다. 유기농 기능성 화장품 온그리디언츠는 CES에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들고 왔다. 삼푸용기 아래 붙어있는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센서로 내가 쓴 샴푸의 사용용량, 사용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샴푸가 다 떨어지면 알아서 재주문 해주는 기능도 갖췄다.
대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도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 전시관에는 역대 가장 많은 15개 업체가 참여했다. 생체 식별·인증 솔루션 업체 '고스트패스'와 스마트폰 기반 3D 콘텐츠 생성 AI 솔루션인 '리빌더 AI'가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제로원도 11개 스타트업과 부스를 차렸다. 이 부스에선 자율주행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기업 '모빈', AI 음악 큐레이션(선별) 스타트업 '어플레이즈'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