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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미 반도체 보조금에 쏠린 눈…삼전 추가 투자 촉매될까

  • 2024.03.18(월) 06:50

미국 상무부, 이달 반도체 보조금 규모 발표
인텔 이어 수혜 예상…TSMC보다 규모 클 듯

/그래픽=비즈워치

미국 상무부가 이달 말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별 반도체 보조금 규모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조 단위 보조금이 걸려있다 보니, 관련 소문들이 무성하게 쏟아지고 있는데요.

인텔 보조금 100억 달러?…그 다음은

미국은 지난 2022년 자국 내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이하 반도체법)'을 발표했죠. 반도체 보조금 390억 달러(약 51조8500억원)와 연구개발 지원금 132억 달러(약 17조5500억원) 등 5년간 527억 달러(약 70조원)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반도체 보조금 390억 달러 중 280억 달러(약 37조 2200억원)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 기업에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보조금의 대부분은 미국 인텔과 대만의 TSMC, 그리고 삼성전자에 쏠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들이 보조금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최첨단 반도체의 핵심 제조사인데다, 미국 내 투자 규모도 가장 크기 때문입니다. 인텔의 경우 미국 내 435억 달러(약 57조8500억원), TSMC는 400억 달러(약 53조2000억원),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약 22조6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죠.

수조원의 보조금이 걸려있는 만큼 반도체법 발효 이후 시장의 기대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법 발효 후 1년7개월 정도 지났는데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보조금 지급 대상은 아직 3곳에 그쳤는데요. 

첫 번째로는 작년 12월, 군용 칩 제조를 늘리기 위해 영국 방산업체인 BAE시스템즈에 3500만 달러(약 460억원)를 지급하기로 결정했고요. 다음은 올 1월 미국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에 1억6200만 달러(약 2200억원)의 보조금을 약속했죠. 지난달에는 미국 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스에 15억 달러(약 2조원)를 지급하는 예비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주 인텔에 대한 보조금 규모를 발표하고, 뒤이어 삼성전자와 TSMC와도 보조금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가장 많은 보조금이 예상되는 곳은 미국 기업인 인텔입니다. 반도체법 자체가 전세계 최첨단 반도체 기술을 미국에 집중시키려는 전략이니, 당연히 미국 기업이 우선이 될 수밖에 없겠죠. 

인텔은 미국 정부에 100억 달러(약 13조300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인텔은 현재 오하이오와 애리조나에 각각 200억 달러(약 26조6000억원), 뉴멕시코에 35억 달러(약 4조6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인데요. 그중에서도 오하이오에는 200억 달러를 투입해 2개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인텔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규모가 이 프로젝트의 진행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보조금 지급이 늦어지며 인텔의 오하이오 공장이 2026년까지 완공되지 못할 것이라는 외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죠.

삼성전자 보조금, TSMC보다 많을까

삼성전자의 경우 보조금 규모에 따라 추가 투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블룸버그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삼성전자에 60억 달러(약 8조원) 이상을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TSMC에 지급할 예정으로 알려진 50억 달러(약 6조6000억원)보다 많은 규모죠.

이 소식통은 보조금 지급에 따라 삼성전자의 미국 추가 투자가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TSMC(400억 달러)에 비해 적은 금액을 투자한 삼성전자(170억 달러)에 더 많은 보조금이 지급된다는 점에서 보면 꽤 일리 있는 주장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7월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테일러 팹 공사 현장./사진=경계현 사장 인스타그램 캡처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11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첨단 파운드리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로 주목을 받았죠. 테일러 공장은 2022년 상반기 착공에 돌입해 올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했는데요. 

하지만 삼성전자는 인플레이션, 인력 부족 등으로 양산 시점을 2025년으로 연기했습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으로 건설 비용이 당초 투자에 비해 늘어난 데다, 공장을 짓는 데 필요한 자재와 부품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 착공 후 약 2년이 지난 작년 말 현재 진행률은 59.7% 수준에 불과합니다. 미국 정부가 쥐어 줄 보조금이 중요한 이유죠. 업계에서는 보조금 규모에 따라 추가 투자뿐 아니라 텍사스 공장 양산 시점도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압도적 1위' 잡으려면…

삼성전자에 있어 테일러 신규 공장은 국내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하기 위한 핵심 생산기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공개한 바 있는데요. 오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입니다.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현재 압도적 시장 1위인 TSMC와의 격차가 벌어지며 비전 달성에 좀처럼 가까워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1.3%로 전 분기(12.4%) 대비 축소됐습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TSMC의 점유율은 57.9%에서 61.2%로 확대되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죠.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정부와 구체적인 보조금 규모와 함께 추가 투자 계획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보조금 지급이 임박한 상황인 만큼, 보조금 규모를 늘리기 위한 삼성전자의 미국 정부 눈치 보기도 지속되고 있죠. 중국에 반도체 노후 장비 판매를 중단한 것도 그 일환일 테고요. 

'60억 달러'라는 구체적 숫자가 보도됐지만, 실제 미국 정부가 패를 까기 전까지는 확실하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보조금 신청 규모가 계획된 예산보다 많아 기대치보다 액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어, 삼성전자로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죠.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와의 협상에서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 지, 이달 말 결과를 기대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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