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이 일본 혼다와 캐나다에 양극재 합작사를 설립한다. 전기차 등 전방 시장의 수요 정체에도 불구 지난 1분기 호실적을 거둔만큼 미래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생각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양극재 합작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합작사에서 생산하는 양극재는 혼다가 북미에서 제조하는 전기차 배터리용으로 공급된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양사 간 긴밀한 협의가 주효했다. 지난해 4월 포스코그룹과 혼다는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음극재, 차세대 배터리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추진했다.
이후 진행된 협의에서 양사는 '양극재 현지 생산'을 통해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배터리 성능과 원가를 좌우하는 양극재 생산이 관건이라고 봤다.
이번 합작으로 포스코퓨처엠은 혼다를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게 됐다. 혼다가 2030년까지 연간 200만대 이상의 전기차 생산체제 구축을 추진 중이란 점에서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평가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배터리 소재 업계 최초로 완성차 기업과 합작해 북미 현지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22년 7월 미국 자동차사 GM과 양극재 합작사 얼티엄캠(Ultium CAM)을 캐나다 퀘벡주에 설립, 올해 하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고객사간 긴밀한 협의 통해 유연한 투자할 것"
지난 25일 발표된 포스코퓨처엠의 올해 1분기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 1분기 포스코퓨처엠 영업이익은 379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낸 이후 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4분기 737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2015년 2분기 이후 8년만의 분기 적자였다. 당시 리튬·니켈 등 배터리 소재 가격이 대폭 내려 원재료 가격 투입 시차 효과 탓에 대규모 재고자산 평가 손실을 입었다.
올해 1분기에도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전방 시장의 수요 정체로 배터리 소재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산 안정화 및 공급량 증대, 재고자산 평가 손실 환입 영향 등으로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특히 양극재 사업에서의 재고평가 손실 환입이 467억원으로 예상보다 컸다. 음극재 사업은 해외 신규 고객사 비중이 늘면서 판매량 증가 및 가동률 개선으로 이어졌다. 해당 기간 음극재 신규 고객사 비중은 45%로, 전년 동기(11%) 대비 34%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투자가 지속하면서 재무 부담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포스코퓨처엠의 총 차입금 규모는 3조1477억원으로 전기 대비 8.6% 증가했다. 전년 동기 1조8952억원과 비교하면 65.9%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61.4%로 전기 대비 18.8%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포스코퓨처엠은 투자 전략을 다시 짰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공격적 투자 기조는 유지하되, 단기적으로는 생산능력과 투자 계획은 고객사와의 협의를 통해 유연하게 조정하겠다는 생각이다. 향후 자금조달 방안에 대해선 유상증자 등이 언급된다.
실제로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및 음극재 생산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당초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6년까지 44만5000톤까지 늘릴 계획이었으나, 이날 39만5000톤으로 낮춰 잡았다. 음극재 생산능력도 2026년 22만1000톤에서 11만3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를 영위하는 당사 특성상 투자 계획은 고객사(완성차·배터리 기업)의 투자 전략 및 방향과 연계된다"며 "양극재·음극재 생산량 조절, 혼다와의 합작사 설립 모두 각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조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