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제철소 1고로. 복잡하고 거대한 시설들 사이를 노란색 로봇이 누비고 있다. 네 발로 움직이는 인공지능(AI) 로봇이다. 이 로봇은 포스코 공장에서 안전은 물론 생산성 향상까지 두루 챙긴다. 과거 공장에서 같은 행동만 무한 반복하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처럼 포스코그룹은 각 산업마다 생산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주목, 인프라를 갖추고 기술 개발에 힘써왔다. 각 생산 현장에서는 AI 도입을 가속 중이다.
포스코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스마트 핵심기술을 도입해 전 공정을 관통하는 스마트팩토리 체제를 갖춰나가고 있다.
AI가 데이터를 학습해 예측, 관리하는 스마트 고로가 대표적이다. 쇳물 성분 조정 및 도금강판 생산 과정에서 AI 통합 제어로 쇳물 온도, 성분, 제품 두께 및 도금량까지 정확히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다. 스마트 고로는 국가 핵심기술로도 등재됐다.
원가를 절감하고 품질을 향상하는 것도 AI의 몫이다. 자체 개발한 포스플롯(PosPLOT, POSCO Process based Lowest-cost-oriented Optimization Technology)은 연·원료 최소 비용을 책정하고 최적의 배합 비율을 찾는다.
제철소 현장에는 고온 밀폐공간 무인설비 점검을 위한 이동로봇 통합관제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동로봇 자율 운행과 스마트 설비 관리 기술을 검증한다. 고위험 극한 환경의 설비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이 중 하나인 4족 보행 로봇은 사람 대신 제철소 내 풍구(고로 내 열풍을 불어넣는 통로) 설비점검 경로를 따라 자율 주행하면서 점검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이상 상황을 감지한다.
해당 시스템은 포스코그룹이 지난 2022년 설립한 미래기술연구원에서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AI 모델을 설계해 제조공정에 적용하는 일을 주력으로 한다. 최근에는 로봇과 공정을 연계한 연구도 진행해 오고 있다.
포스코DX에서도 현장에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포스코DX는 올해 AI 기술센터를 신설하고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화, 무인화, 최적화를 통해 사람 개입 없이도 운영되는 스마트제조 2.0시대를 구현하고 있다.
특히 △3차원상 사물의 위치·크기를 인식하고, 설비 데이터의 실시간 분석 및 이상 유무를 사전 확인하는 '인지' △생산성 형상에 직결되는 작업 순서 및 설비 할당을 결정하는 '판단' △ 설비 자동 제어 및 고숙련 작업자 노하우 딥러닝을 통한 '제어' 등 3개 분야의 AI 엔진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외벽 품질 하자 등을 확인하는 용도로 AI 플랫폼을 활용 중이다. 드론에 고화질 영상장비를 장착해 아파트 외벽을 촬영한다. 균열의 폭, 길이, 위치는 물론이고 콘크리트 파손, 창호 코킹 불량 등 상세 정보를 확인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산업별 특성에 맞춘 AI 기술을 적극 도입해 생산 효율성을 제고한다"면서 "임직원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작업장 구축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